마크롱 대통령의 중국 방문 성과에 대하여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특히 마크롱 대통령이 방중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 및 전략적 자율성에 대해 언급한 사항이 큰 비판을 받고 있음.
1. 마크롱 대통령 언급 사항
ㅇ 마크롱 대통령은 방중 후 귀로에서 가진 당지 일간지 레제코(Les Echos) 및 미국 Politico와의 인터뷰(4.9)에서, 대만 문제에 대해 아래와 같이 언급함.
- 우리가 대만 문제의 가속화(갈등 고조)에 대해 이해관계가 있는가? 그렇지 않음. 우리 유럽인이 이 사안에서 추종자(suivistes)가 되어 미국의 장단과 중국의 과잉 반응에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최악이 될 것임.
- 우리는 우리의 이해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함. 우리의 우선순위는 지구상의 모든 지역에서 다른 이들의 아젠다에 대응하는 것이 아님.
- 전략적 자율성은 미국과 입장을 수렴시키는 것 또한 상정하고 있으나, 우크라이나, 대중 관계 혹은 제재 등에 대하여 유럽은 유럽의 전략을 가지고 있음. 우리는 진영논리로 빠져들기를 원하지 않음.
- 우리에게 전략적 자율성을 확립할 시간이 몇 년만 주어진다면 유럽이 제3의 극(troisième pole)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극(duopole) 간 혼란이 가속화된다면 우리는 전략적 자율성에 투자할 시간도 수단도 없이 (미국의) 가신(vassaux)이 되고 말 것임.
ㅇ 상기 인터뷰가 보도되자 프랑스 국내 및 여타 유럽 국가들로부터 동 발언이 대만 문제에 대한 유럽의 단합을 흐트러뜨렸다는 비판이 제기된바, 마크롱 대통령은 네덜란드 국빈방문 중 가진 기자회견(4.12)에서 아래와 같이 해명하면서, 논란을 진화하려는 태도를 보임.
- 대만에 대한 프랑스와 유럽의 입장은 동일한 바, 우리는 현상유지에 찬성하며, 이 정책은 변함없고 변하지 않을 것임. 하나의 중국 정책과 갈등의 평화적 해결은 시 주석과의 양자 회담에서 본인이 말한 내용이자, 모든 곳에서 말한 내용임.
- 프랑스는 그 어느 국가와도 교훈을 주고 받을 생각이 없으며, 이러한 입장은 우크라이나, 사헬 지역, 대만에 동일하게 적용됨.
- 다만 마크롱 대통령은 “동맹이 곧 속국은 아니며, 우리 스스로 생각할 권리가 있다”라고 덧붙이면서, 이러한 논란 속에서도 계속해서 전략적 자율성을 추구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재차 표명함.
2. 마크롱 대통령 발언 관련 당지 주요 반응 및 평가
ㅇ 당지 대다수 언론들은 마크롱 대통령이 유럽 안보에 대한,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의 막대한 투자에 대한 어떠한 감사도 없이 대만 문제에 대한 서방 동맹국들의 단합된 입장에서 이탈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하고 있음.
- 마크롱 대통령의 이러한 태도는 자국의 사활적 이익도 아닌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를 위해 350억불을 쏟아부은 미국에 대한 일종의 배은망덕(ingratitude)임. 또한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과의 긴장 고조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를 비판하면서 책임 소재를 (미측으로) 돌리는 것으로 보임(Le Monde, 4.11.).
- 동맹국 미국과의 관계에 대한 마크롱 대통령의 행동은 유럽의 입장을 만장일치로부터 멀어지게 만들면서 유럽의 “실망(frustrations)”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바, 몇몇 국가에서는 미국이 우선순위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부터) 재조정할 것으로 보는 우려도 커지고 있음. 마크롱 대통령의 방중 이후 중국을 제외한 모두가 불만족스러워하고 있음(Courrier International, 4.12.).
ㅇ 또한 언론들은 마크롱 대통령의 금번 발언을 두고 서방 진영 내의 균열을 바라는 중국의 전략에 걸려드는 실수를 범했다고 평가하고 있음.
- 마크롱 대통령은 대만해협을 둘러싸고 위기가 발생할 경우 프랑스는 중립을 유지할 것이라 생각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중국의 수에 걸려들었음(fait le jeu de Pékin). 금번 발언은 유럽과 인태지역 내 프랑스의 동맹국들에게 (부정적) 인상을 남길 것임(Le Figaro, 4.11.).
- 중국이 대만에 대한 포격 및 포위 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일요일에 보도된 동 발언은 많은 서방 국가들에서 격렬한 비판을 불러일으켰음.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의 덫에 빠졌음(Emmanuel Macron se prend les pieds dans le tapis chinois)(Libération, 4.11.).
- (동 발언에서 언급된) 미국과 동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은 새로울 게 없으나, 프랑스와 대만 간 교역의 상당수가 대만해협을 통과한다는 점에서 대만해협의 문제는 프랑스와 매우 직접적으로 연관된바, 동 지역에 위기가 발생할 경우 프랑스는 직격탄을 맞게 될 것임. 따라서 금번 발언은 실수였음(Public Sénat, 4.11.).
ㅇ 전략적 자율성에 대한 마크롱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서는, 근본적으로는 마크롱 대통령의 견해가 타당하다고 볼 수 있으나, 이를 언급하는 시점과 방식 등에서 적절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음.
- 유럽의 제3의 길을 주장하는 것도, 유럽이 전략적 자율성을 획득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옳으나, 침묵하는 편이 나았을 것이라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음. 중국이 대만을 11척의 전함과 60대의 전투기로 둘러싸고 포위 훈련을 하고 있는 시점에서, 다원적 민주주의 국가인 미국과 중앙집권적 권위주의 국가인 중국을 같은 선상에 놓는 것은 옳지 않음(Radiofrance, 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