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들은 경찰을 흔히 보비스(Bobbies) 또는 필러스(Peelers)라 부른다. 영국 총리를 8년 동안 두 번이나 역임하며 보수당을 만들고, 1829년 세계 최초로 런던경찰청을 창설하여 ‘근대 경찰의 아버지’라 불리는 로버트 필 경(Sir Robert Peel)의 로버트와 필에서 유래된 호칭이다.
영국경찰은 수사의 주체로서 형사사법제도상 중추적 위상을 갖고 있다. 경찰활동 전반에 시민들이 폭넓게 참여하여 경찰과 시민들이 함께하는 ‘공동체 치안’ 개념을 확립하였다. 2011년 ‘경찰개혁 및 사회적 책임법’을 통해 시민들이 직접 선거로 지역별 ‘지방치안위원장(Police and Crime Commissioner)’을 뽑도록 하여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한층 강화하였다. 이에 대해 테레사 메이 전 총리는 ‘우리가 일생에서 마주할 수 있는 가장 민주적인 개혁조치’라고 평가한 바 있다.
올해 영국 경찰은 일부 경찰관들의 일탈과 범죄로 192년 역사상 가장 큰 신뢰의 위기를 맞았다. 영국 정치권, 언론, 시민단체에서는 여성안전을 강화하고 경찰 시스템 개혁과 신뢰회복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
자치경찰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영국은 경찰 업무의 전국적 통일성 유지를 위해 내무부(Home Office)가 경찰관련 법령·예산·정책·감사 권한을 갖고 있다. 내무부와 법무부 공통의 치안국무상(Minister of
State for Crime and Policing)을 두어 경찰 업무 뿐만 아니라 형사정책 관련 사무를 총괄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치안국무상은 Rt. Kit Malthouse 의원으로 내각(Cabinet)과 추밀원(여왕 자문기관)의 구성원이기도 하다.
김건 주영대사는 12.6 내무부에서 Kit Malthouse 치안국무상을 면담하였다. 김건 대사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시민 안전과 사회질서 유지를 위해 헌신하는 영국 경찰관들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표하였다. 영국 내 거주 또는 체류하는 우리 재외국민들의 안전과 권익 보호에 영국 경찰이 더욱 힘써 줄 것도 당부하였다. 증오범죄, 사이버범죄, 마약 등 최근 범죄동향과 관련하여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한-영 치안교류협력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들도 폭넓게 논의하였다.
한국 경찰의 마스코트인 포돌이(Podori)를 치안국무상에게 증정하였다. 포돌이의 유래는 Police의 머리글자인 ‘PO’와 조선시대 포도청의 ‘포’를 따서 경찰을 의미한다. ‘돌이’는 우리 민족 고유의 쉽게 부르고 듣기 편한 이름을 붙여 만들어졌다.
포돌이의 큰 귀는 국민의 목소리를 빠짐없이 듣고, 큰 눈은 구석구석을 살피면서 범죄를 예방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라는 뜻이다.
2021년은 76년 한국 경찰사에 있어 가장 큰 변화의 해로 기억될 것이다. 수사권 조정으로 국가수사본부가 출범하여 경찰이 독자적인 책임수사기관으로 거듭났다. 7.1부터는 권력기관 개혁의 일환으로 경찰활동에 지역주민 의사와 지역특성을 반영하는 ‘한국형 자치경찰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다.
중대한 전환점을 지나고 있는 영국의 ‘보비스’와 한국의 ‘포돌이’가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경찰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중단 없는 개혁 노력과 함께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따뜻한 응원이 필요할 것이다.
주영대사관 외사관(경찰영사) 최인규 총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