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4월 중순 주밀라노 총영사로 부임하여 우선 지면으로 여러분들과 인사를 나눌 수 있게 되어 반갑습니다.
밀라노는 문화의 도시, 디자인과 패션의도시로서 전세계의 유행을 선도하는 국제도시임과 동시에, 이탈리아의 금융, 경제수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도시의 격에 어울리게 밀라노를 포함한 북부 이탈리아 한인사회는 세계 그 어느 지역의 한인사회보다 서로 조화롭게 살면서 불협화음이 없는 고품격의 사회로 알고 있습니다.이처럼 최고 수준의 동포사회가 있는 곳에서 총영사 직무를 맡게 되어 영광이며, 앞으로 밀라노 한인사회의 발전과 한-이탈리아 양국관계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다짐합니다.
한국과 이탈리아는 1884년 6월 26일수교한 이래 130년에 이르는 오랜 기간 동안 역사의 격랑 속에서도 친밀한 우호관계를 계속 유지하여 왔습니다. 1960년대 초를 돌이켜보면, 이탈리아는 경제기적을 통해 G-7국가로 부상한 선진국이었지만, 한국은 전쟁의 참화에서 헤어나지 못한 최빈국이었습니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양국간 국력차이가 있었지만 이제 우리나라는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의 발전을 이룩한 모범적인 국가로 인정받으며 세계 8대 교역국으로 성장하여 이탈리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파트너가 되었습니다.
작년에 양국정상은 한-이탈리아 수교 130주년을 맞아 우호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경제·문화·청년 분야의 교류 등 다방면에서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금년에는 6월초 밀라노에서 열리는 한-이탈리아 창조경제 포럼을 비롯해서 다양한 행사가 이탈리아 곳곳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올해 하반기에는 이탈리아가 EU의 의장국을 수임하고 ASEM 정상회의가 밀라노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2015년에는 공인 세계엑스포가 밀라노에서 개최되고 우리나라는 엑스포에 12개의 가장 큰 국가관중 하나로 참여할 예정이어서 많은 우리 국민들의 방문이 예상됩니다. 이러한 일련의 행사를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밀라노와 북부 이탈리아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탈리아 정부의 기대도 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계기를 통해서 양국 관계가 더욱 발전해 나가고, 이를 통해 우리 동포사회의 발전도 기대되는 만큼 동포 여러분께서도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주밀라노 총영사관은 2008년초 재개설 된 이후 역사가 일천함에도 그간 이탈리아의 관할 지역 8개주에 거주하시는 우리 동포 여러분들께 보다 나은 영사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그러한 바탕위에서 더욱 개선된 영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총영사로서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습니다. 동포 여러분과의 소통과대화를 지속하면서, 동포사회가 화합의 분위기 속에서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 돕겠습니다. 또한 밀라노와 북부 이탈리아에서 활동하시는 우리 동포 여러분들의 활동을 적극 지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국격이 높아지면서 이탈리아 정부와 지식인들사이에서는 90년대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해 낸 우리나라를 배우자는 목소리도 들립니다. 오래전에 밀라노에 와서 정착, 생활해 오던 분들은 과거에 비해 이탈리아 국내에서 우리나라의 이미지가 현저히 높아진 것에 대해 자랑스러움을 느낀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이탈리아 일반 국민들은 아직도 우리나라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지도 않으며 우리나라에 대한 정확한 지식도 부족한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나 전체적인 국가 브랜드가 아직까지는 미약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총영사관에서는 이탈리아내에서 우리나라 사회와 문화 등을 전반적으로 알리는 노력을 통해 국가 이미지를 더욱 높일 수 있는 활동을 계속해 나가고자 합니다.
그간 우리나라와 이탈리아간 경제 통상 관계도 계속 발전되어 왔지만 최근 경제위기로 침체중이어서 어려움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다행히도 EU를 포함한 많은 경제예측 기관들이 이탈리아 경제가 바닥을 쳤고 오랜 기간의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 회복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경제위기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탈리아 기업들을 인수, 합병하면서 적극적인 진출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2015 밀라노 엑스포를 통해 이탈리아가 다시 한번 도약하여 다시 예전의 활발한 경제로 돌아가기를 기대하며, 총영사관은 KOTRA 무역관 등과 함께 우리 기업들의 비즈니스 활동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세월호 참사로 우리 국민 모두가 애도와 슬픔의 침울한 분위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포사회도 같은 분위기일 것입니다. 우리 정부에서 사고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기 위한 강도 높은 수사와 감사를 진행하고 있고 국민의 안전 및 생명과 관련된 모든 정책과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음을 잘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우리 동포사회 개개인이 모두 힘을 내어 서로 서로 격려해 주신다면 이러한 슬픔과 위기를 함께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50년전 한국 신문에 어느 이탈리아 시인은 ‘먼 거리 가까운 우정’이라는 글에서 이탈리아와 한국은 둘 다 반도이며, 상부와 등뼈를 만드는 산맥이 있고 언제나 눈으로 덮여있는 백설의 산(몬테 비안코, 백두산)은 이름까지도 같으며, 지리상의 형태, 신화, 민속, 후세를 위하는 마음, 급하지만 하는 일에 있어서 진실하고, 자연을 사랑하며 예술에 관심이 많은 천성까지도 유사하다고 언급하였습니다. 이처럼비슷한 점이 많은 국민들인 만큼 양국이 형제와 같이 더욱 긴밀해지고 이를 바탕으로 이탈리아의 우리 동포사회가 더욱 발전해 나감으로써 양국의 우애 증진에 더욱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동포 여러분, 밀라노 총영사로서 희망차고 보람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저를 적극 도와 주시고, 계속 성원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아무쪼록 늘 건강하시고 기쁨과 행복이 충만하는 이탈리아의 생활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주밀라노 대한민국 총영사
장 재 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