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오이시디 대한민국 대표부

프랑스 당구의 역사

​당구는 초기에는 직경 10cm의 나무공이나 구슬과 막대기를 이용하여 바닥에서 진행되던 중세 시대의 크로케(croquet) 경기에서 발전했다고 알려졌다. 프랑스어로 당구를 뜻하는 “billard[비야르]”라는 단어는 (아카데미 프랑세즈 사전에 따르면) 14세기에는 공을 치는데 쓰이는 끝이 굽은 막대기를 뜻했으며, 16세기에는 당구 게임 테이블, 그 후에는 당구 게임을 뜻하게 되었다.

오늘날 테이블에서 진행하는 당구가 시작된 것은 1469년 프랑스 루이 11세의 명에 따라 당구대가 제작되면서부터다. 최초의 당구대는 왕실 가구 장인인 앙리 드 비뉴(Henri de Vigne)가 제작했다. 당구는 왕족 및 귀족이 즐긴 게임으로 16세기를 거치면서 왕실을 중심으로 유행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문헌 기록들과 에피소드들이 있다.

- 스코틀랜드 여왕이자 프랑스 프랑수아 2세의 왕비였던 메리 스튜어트(Mary Stuart, 1542-1587)가 참수당하기 전에 쓴 편지 속에 ‘당구대’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 프랑수아 2세의 동생인 샤를 9세는 성 바르톨로메오 축일의 학살 (1572년 8월 24일) 당시 당구를 치던 중, 개신교도 위그노(Huguenot)들이 세느강을 헤엄쳐서 도망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발코니에서 위그노들을 총으로 쏘기 위해 당구채를 내려놓았다고 한다.

- 루이 13세 당시 재상이던 리슐리외 추기경은 당구를 좋아하였으며 1636년에 가난한 귀족 자제들을 위한 왕립 아카데미를 세워서 군사 훈련, 수학, 역사, 펜싱 및 당구를 교육했다. 왕의 친위대인 총사가 되기 위한 시험을 통과하려면 당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필요했다고 한다.

- 루이 14세는 15세 때부터 당구를 즐겼으며, 당구에 재능이 있는 미셸 샤밀라르(Michel Chamillart)를 중용하였다. 샤밀라르는 훗날 장관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되지만 그를 “당구 영웅”이나 “내각에서는 영점”이라고 하는 내용의 풍자시가 퍼지기도 했다.

당구는 점차 보편화 되어, 귀족뿐만 아니라 부르주아, 학생, 시종들도 즐기게 되었다. 1680년 벨기에 베르비에(Verviers)는 양모 직조가 발달하면서 세계에서 명성 높은 당구대 천 제조지가 되었다.

당구장의 수는 18 세기 말 파리에만 약 800곳으로 늘어났다. 나폴레옹 3세 치하의 제2제정 시기에는 과거 나폴레옹 1세가 각국 대사들과 고위 인사들을 맞이하던 생클루 궁(château de Saint-Cloud)의 머큐리 살롱(salon de Mercure)을 당구장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19세기에는 당구 용품에 획기적인 변화가 있었다. 1820년대 초 프랑수아 망고(François Mingaud)는 당구 큐 끝에 동그란 가죽을 덧붙임으로써 당구 게임에 변혁을 가져왔고, 당구 관련 저술을 남기기도 했다. 1830년대 중반에는 당구대 고무 쿠션과 슬레이트 석판(ardoise)이 사용되었다. 당구대 온열 시스템은 1860년 석유 램프로 가열하다가, 1900년에는 가스로, 1925년부터는 전기로 가열하기 시작했다. 당구공은 14세기 중엽 이래 상아로 만들던 것을 1935년부터 합성 재료로 제작하게 되었다.

오늘날 프랑스식 당구(3구 게임)의 역사는 185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1873년 세계 프로 선수권 대회가 최초로 열렸다. 당구는 영국, 미국 등에서 다양한 종류의 게임으로 발전되었다.

※ 참조

프랑스 당구연맹 웹 사이트, https://www.ffbillard.com/pages/histoire-du-billard-55.html

당구: 당구의 이론과 실제, 당구의 역사와 발전, 당구 선수의 생리학 (Le billard : traité théorique et pratique de ce jeu comprenant l'histoire de ses progrès depuis son origine... suivi de la physiologie du joueur de billard), 1846년, http://catalogue.bnf.fr/ark:/12148

아카데미 프랑세즈 사전, https://www.dictionnaire-academie.fr/article/A9B1120

생클루 궁 웹 사이트, https://www.domaine-saint-cloud.fr/decouvrir/la-visite-virtuelle-du-chateau-de-saint-cloud/les-grands-appartements/le-salon-de-mercure

작성: Jynghan10@mofa.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