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금 생산의 역사
프랑스에서 소금은 ‘백색의 금(Or Blanc)’이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역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유럽에서는 고대 로마 시대 이래로 소금이 화폐의 역할을 했으며, 군사들의 급여를 소금으로 준 데에서 유래하여, “소금(프랑스어로 sel)”이 급여를 뜻하는 “샐러리(프랑스어로 salaire)”의
어원이 되기도 했다. 프랑스에서는 오랜 기간 소금의 저장과 판매를 국가가 통제했으며, 특히 중세 이래 주로 소금에 부과하던 간접세인 gabelle세는
국가의 중요한 수입원이었다. gabelle세는 1946년이
되어서야 폐지되었다.
프랑스에서 유명한 소금 생산지는 대서양 연안의 브르타뉴(Bretagne) 지방이다. 브르타뉴 지방은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적절한 일조량과 풍량 덕분에 염전에 유리한 자연 조건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10세기 이래 랑데베넥(Landévennec) 수도원의 수도사들이 제염 기술을 발전시키면서 오래 전부터 품질 좋은 소금이 생산되었다.
특히 게랑드(Guérande)의
염습지에서 생산되는 고품질의 소금(굵은 소금 및 고운 소금)은 1991년 라벨 루즈(Label Rouge)를 획득한 이래, 2012년부터는 ‘게랑드 소금(Sel
de Guérande)’이라는 원산지 보호명칭(Indication géographique
protégée: IGP)으로 공식 등록되었다.
정제되지 않은 게랑드 굵은 소금은 회색빛을 띠며
전통 요리에 많이 사용된다. ‘플뢰르 드 셀(fleur de sel)’이라고
불리는 꽃소금은 미세한 결정체로 이루어져 있으며, 고급 식재료에 곁들여져서 프랑스 미식의 품격을 높이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게랑드 소금뿐 아니라, 게랑드 소금이
함유된 버터, 카라멜, 과자 등은 브르타뉴의 관광 특산품으로도
자리잡고 있다.
한편, 바닷가와
멀리 떨어진 프랑스 동부 내륙 산간 지방인 브장송(Besançon) 인근 지역에서도 소금 생산이 이루어졌다. 중세 이래 스위스와 인접한 Jura 지방에서는 염분이 있는 광천수를
수로를 통해 가져다가 가열하여 소금을 만들었다. 이렇게 생산된 소금은 주로 부르고뉴 백국 및 스위스
등 내륙에서 소비되었다. 특히 살랑 레 방(Salins-les-Bains)
제염소는 13세기부터 1962년까지 소금을 생산했는데, 19세기 중엽부터는 환자 치료 목적의 염천수 목욕탕에 원액을 제공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하지만 19세기말 소금의 전매제가 폐지와 함께 소금 가격이 하락한데다가
소금물 가열에 이용되는 연료비가 상승함에 따라 점차 쇠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살랑 레 방(Salins-les-Bains) 제염소와 루이 16세 때인 1775년 건설된 아르케 스낭(Arc-et-Senans) 왕립 제염소는
1982년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등재되었다.
※ 참조
“게랑드 소금(Le Sel de Guérande)”, 프랑스 농업식량주권부 웹 사이트, 2016년 6월 14일, https://agriculture.gouv.fr/le-sel-de-guerande
“Salins-les-Bains
대(大)제염소에서 Arc-et-Senans 왕립 제염소까지, 가열 소금의 생산(De la grande saline de Salins-les-Bains à la saline royale
d’Arc-et-Senans, la production du sel ignigène)”, 유네스코 세계유산협약 웹 사이트, https://whc.unesco.org/fr/list/203/
Grande
Saline de Salins-les-Bains 웹 사이트, https://www.salinesdesalins.com/page-1200-ans-d-histoire,68.html
Marie-Anne
Rouquier, “프랑슈 콩테의 백색의 금 : 소금의 역사(L’or
blanc de Franche-Comté : une histoire de sel)”, Billet n°111, 2019년 4월 11일, 프랑스 은행(Banque
de France) Bloc-notes Eco 웹 사이트, https://blocnotesdeleco.banque-france.fr/billet-de-blog/lor-blanc-de-franche-comte-une-histoire-de-s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