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고령자 운전
자동차가 보급되어 자가운전자 수가 급격히 증가한 1970년대 이래, 자가용 자동차는 대중교통 수단 이용이 용이하지 않은 지방의 소도시 및 시골에 거주하는 노인들에게는 쇼핑과 병원 방문 등 자유롭고 독립적인 일상 생활 및 사회 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프랑스에서는 고령 운전자 증가로 인한 사고 소식들이 전해지면서, 운전면허증 취득 및 유지가 부적합한 질병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기적인 건강검진 등 자가용 운전자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이 없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2018년 10월에는 파리 시내에서 92세 운전자가 차량 통제력을 잃고 돌진하여 인도에 스쿠터를 세워놓고 친구를 기다리던 30대 여성의 한쪽 다리가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여성은 사고 후 휠체어 테니스 선수가 되었으며 2024년 파리 패럴림픽의 디올(Dior) 홍보대사가 된 폴린 데룰레드(Pauline Déroulède)였다.
2023년 4월에는 76세의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과 가속 페달을 혼동하여 차량 통제력을 상실한 결과, 군중과 충돌하여 12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고령 운전자에 대한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프랑스에서 고령 운전자에 대한 건강검진(contrôle medical)의 필요성은 1970년대 중반에 이미 주장된 바 있었으며, 당시에는 심혈관 질환 및 시력감퇴가 감지되는 50세 이상부터 5년 마다 건강검진이 필요하다는 의료진의 의견도 있었다. 운동 능력 감소 및 신체노화로 인해 사고의 위험이 증가할 뿐 아니라, 심혈관 질환이 운전 중 갑작스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유럽 국가에서 고령 운전자들의 시력 및 반사 신경과 관련된 건강검진 등을 의무화하고 있는데 비해, 프랑스에서는 이와 같은 의무적 조치가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프랑스에서는 고령자 운전으로 인한 사고 방지를 위해 고령 운전자들에 대한 건강검진 의무화를 포함한 법안들이 의회에 제출된 바 있다. 최근에는 지난 2023년 7월, 75세 이상의 모든 운전면허 소지자에게 “지방 도청이 인정한 의사가 발급하고 전체적 및 부분적 운전 능력을 증명하는 의사 진단서”를 제출하게 하고, 5년 주기로 운전 적합성에 대한 건강검진을 받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이 의회에 제출되기도 했다.
고령 운전자의 안전 운전을 위해서, 프랑스 정부는 고령 운전자가 신체적 노화로 인한 변화(반사 신경 감퇴, 집중력 저하, 시력·청력 쇠퇴, 운동 능력 감소)에 따라 자신의 운전 습관을 조정해 나가도록 자발적인 교통안전 의식을 제고하고 있다. 또한, 도로교통법 및 운전 재교육, 차량 장비 보완 등을 통해 자율성과 이동성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고령자에게 안전운전을 위한 조언을 하는데 있어서 가족 등 주변인들의 관심이 강조되고 있다.
주요 내용 요약 및 참조
프랑스 도로법규(Code de la route), R221-10조, https://www.legifrance.gouv.fr/codes/article_lc/LEGIARTI000032621801
75세 이상 운전자들의 운전 건강검진 확립을 목표로 하는 법안 제안, Mr. Bruno MILLIENNE 의원 발표 (PROPOSITION DE LOI visant à mettre en place une visite médicale de contrôle à la conduite pour les conducteurs de soixante‑quinze ans et plus, présentée M. Bruno MILLIENNE, député), 프랑스 의회 웹 사이트, 2023년 7월 20일, https://www.assemblee-nationale.fr/dyn/16/textes/l16b1592_proposition-loi#D_Article_1er
운전에 어려움이 있는 고령자 측근을 위한 조언 (Conseils aux proches des seniors en difficulté de conduite), 프랑스 내무부 웹 사이트, https://www.securite-routiere.gouv.fr/chacun-sa-conduite/conseils-aux-proches-des-seniors
Florence Dartois, "고령 운전자들, 민감한 주제 (Les personnes âgées au volant, un sujet sensible)", L'INA éclaire l'actu, 2023년 4월 25일, https://www.ina.fr/ina-eclaire-actu/permis-de-conduire-seniors-personne-agee-vieux-conduite-sante-interdiction
Annick Cojean, "폴린 데룰레드, 휠체어 테니스 챔피언 (Pauline Déroulède, championne de tennis fauteuil : « Je dois donner un sens à ce qui n’en a pas » )", Le Monde, 2023년 10월 15일 (2023년 10월 31일 수정), https://www.lemonde.fr/sport/article/2023/10/15/pauline-deroulede-championne-de-tennis-fauteuil-je-dois-donner-un-sens-a-ce-qui-n-en-a-pas_6194487_3242.html?random=459232152
Quentin Marchal, "노인들에게 운전면허 시험을 다시 보게 해야 하나 ? (Faut-il faire repasser le permis de conduire aux séniors ?)", Le Point, 2023년 4월 25일, https://www.lepoint.fr/societe/faut-il-faire-repasser-le-permis-de-conduire-aux-seniors-25-04-2023-2517619_23.php
작성 : Jynghan10@mofa.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