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는 다채로운 언어가 혼재하는 나라입니다. 포르투갈과 인도네시아 식민지였으며 독립과정에서 UN의 영향을 받아 동티모르의 언어는 외국어와 토착어가 뒤섞인 아주 독특한 형태가 되었습니다. 영어와 인도네시아어가 통용되지만 국가 공용어는 토착어인 'Tetun(테뚠)'과 포르투갈어입니다.
수 세기 동안 동티모르의 국어였던 테뚠어는 대부분의 동티모르 주요 지역(수도 딜리 등)에서 사용됩니다. 테뚠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이들은 서로 비슷하지만 오랜 변화를 겪으면서 이제는 소통이 어려울 정도로 다른 언어가 되었습니다. 이중 ‘Tetun Dili(테뚠 딜리)'가 동티모르의 공용어입니다. 간단한 문법과 발음을 가지고 있어 외국인도 배우기 쉬운 언어입니다. 테뚠 딜리는 많은 단어를 포르투갈어와 인도네시아어에서 차용하고 있으며 같은 단어를 사용자마다 다르게 발음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매일 아침 동티모르인들은 ’Bondia(본디아)!‘라고 인사합니다. 이것은 포르투갈어 인사인 ’Bom dia'와 아주 비슷합니다. 시장에 가면 숫자와 가격을 인도네시아어를 사용해 ‘limapuluh cent(50센트)', ’Coke empat(콜라 네 개)‘ 라고 말합니다.
이외에도 30여 가지의 다른 언어가 동티모르에 존재합니다. 테뚠어를 사용하는 동티모르인들도 대부분이 자신들의 조어(祖語)를 가지고 있습니다. 섬나라이며 산지가 많은 환경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동티모르의 공용어인 ‘Tetun(테뚠)’. 알파벳으로 표기한다.
언어는 그 나라의 정체성과 연결되는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오랜 식민지배 속에서 동티모르의 테뚠어는 다른 언어들에게 많이 침범됐지만 굳건히 뿌리를 지키며 살아남았습니다. 포르투갈의 식민지 중 본래 있던 국어가 국가 공용어로 채택된 나라는 소수에 불과합니다. 21세기 첫 독립국가인 동티모르의 강한 생명력이 언어를 통해서도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종종 한국어를 말할 줄 아는 동티모르인들을 만납니다. 수도 딜리에는 코이카 연수사업을 통해 한국에서 공부를 했거나 일을 했던 사람들이 많습니다. 반면 한국에는 동티모르와 테뚠어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동티모르인을 만나게 된다면 ‘Diak ka lae(잘 지내세요)?’ 라고 반갑게 인사해보세요. 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에 화답하며 친구가 된다면 지구촌 행복시대가 좀 더 가까워질 것입니다!
KOICA 동티모르 사무소
고윤정 해외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