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의 기원, 주드폼(Jeu de paume)
테니스의 전신으로 알려진 ‘주드폼’은 손바닥 게임이라는 뜻으로 프랑스에서 시작되어 프랑스 대혁명 이전까지 주로 귀족들 사이에서 유행한 경기였다. ‘주드폼’은 벽면이 있고 네트로 구분된 사각형 모양의 코트에서 2명의 플레이어가 행하는 스포츠로, 프랑스와 영국의 교역이 늘어나자 15세기부터 영국에 전파되어 테니스의 기원이 되었다. 테니스라는 명칭도 이때 생겨났는데, 주드폼 경기를 하면서 “Ténèts (옛 프랑스어로 ‘잡으시오’)”라고 외치는 구호가 테니스의 어원이 되었다.
원래 주드폼은 ‘에퇴프(éteuf)’라고 불리는 동물의 털 또는 밀기울로 채워진 양가죽 공을 손바닥으로 치는 경기였다. 손에 가죽 장갑을 끼거나 라켓과 유사한 도구를 사용하기도 했는데, 각 지방마다 다양한 라켓을 사용하곤 했다. 라켓의 도입으로 주드폼 공은 점점 단단해지기 시작하였고 16세기 말 이래 주드폼 공의 겉은 가죽이 아닌 목화로 만들어졌다.
주드폼에 관한 기록은 12세기 중세 유럽에서 발견된다. 초창기 주드폼은 맨손바닥으로 공을 치는 경기였으며 주로 들판에서 행해지던 야외 스포츠였다. 그 인기가 높아지자 13세기 이후 도심의 길거리나 광장에서도 주드폼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났고 그 결과 15세기에는 공공 장소에서 주드폼 경기를 금지하기에 이르렀다. 따라서 주드폼은 실내 코트에서 진행되는 실내 스포츠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주드폼 코트는 14세기 파리에 10여개 남짓 있었던 것이 16세기에는 파리에만 250여 곳으로 늘어났고 각 지방의 주요 도시에도 수많은 코트가 생겨났다.
주드폼 붐 덕분에 파리에는 13세기부터 주드폼 단체가 생겨나서 공 제작, 경기복장 제공, 코트 관리, 주드폼 레슨, 대회 조직 등을 담당했다. 16세기에는 주드폼 라켓 제조업자들이 생겨났으며 1596년에는 주드폼 코치, 조수, 네트·공·라켓 등 장비 제조업자 등을 비롯하여 파리에만 7천여명의 사람들이 주드폼 관련 직종에 종사하여 생계를 꾸려나갔다.
17세기 중엽 주드폼은 황금기를 맞이하게 되고 1657년부터 쇠퇴하기 시작하여 파리에 주드폼 코트의 수가 과거의 절반도 안되는 114곳으로 줄어들었다. 주드폼 쇠퇴의 원인으로는 루이 13세와 모친인 마리 드 메디치(Marie de Médicis) 왕비 사이의 불화, 루이 14세 집권초 카톨릭 출신 재상의 등극에 반발했던 프롱드의 난, 신교도와의 30년 전쟁 등으로 귀족들이 전투에 참여하면서 주드폼에 대한 열기가 식었다. 게다가 17세기 초 1616년부터 1641년까지 페스트가 유행하면서 경기 복장을 빌려주는 공공 장소에서의 주드폼 경기가 줄어들었다. 루이 13세와 루이 14세 시대에는 (이 왕들은 비록 건강상의 이유로 주드폼을 가까이하지는 않았으나) 왕실에서 주드폼 경기 관람이 유행했으며 외국 대사 및 왕족의 파리 방문시 훌륭한 주드폼 선수들의 실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주드폼 실내 경기장은 극장의 역할도 했으며, 유명한 프랑스 극작가인 몰리에르(Molière)와 코르네이유(Corneille)의 연극이 공연되기도 하여 프랑스의 극장 문화에도 적쟎은 영향을 주었다. 또한, 베르사유 궁전 부근의 주드폼 경기장은 프랑스 혁명 직전 1789년 6월 20일, 프랑스 민주주의 서막을 상징하는 ‘테니스 코트의 서약’으로 알려진 ‘주드폼 선서(Serment du Jeu de paume)’를 거행한 역사적 기억을 담고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오늘날 주로 사진예술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파리의 주드폼(Jeu de paume) 미술관은 1862년 나폴레옹 3세때 주드폼 경기장으로 설립되었지만 20세기 초 테니스가 주드폼 경기보다 인기가 높아지자 전시실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참조
“주드폼 (JEU DE PAUME ou de COURTE PAUME)”, 프랑스 무형문화유산 목록 문서(FICHE TYPE D'INVENTAIRE DU PATRIMOINE CULTUREL IMMATERIEL DE LA FRANCE)
베르사유 궁전 웹 페이지,
https://www.chateauversailles.fr/decouvrir/domaine/salle-jeu-paume
Françoise Rollan et Martine Reneaud, “주드폼에서 테니스까지(Du jeu de paume au tennis)”, 테니스: 관행와 사회(TENNIS : Pratiques et société), Maison des Sciences de l’Homme d’Aquitaine 출판, 1995, https://books.openedition.org/msha/7191#
Xavier de La Porte, “주드폼은 잊혀졌으나 그 어휘는 여전히(Le jeu de paume, oublié partout, sauf dans les mots)”, https://www.nouvelobs.com/rue89/rue89-sport/20140927.RUE5958/le-jeu-de-paume-oublie-partout-sauf-dans-les-mots.html
테니스의 기원(Les origines du tennis), L’Equipe 2013년 6월 27일, https://www.lequipe.fr/Coaching/Archives/Actualites/Les-origines-du-tennis/742540
작성: Jynghan10@mofa.g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