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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1,2차관

조현, 제2차관 취임사(6.2)

부서명
작성자
작성일
2017-06-02
조회수
2590

외교부 2차관 취임사

존경하는 외교부 동료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다시 만나서 반갑습니다.

본부에서, 그리고 생활여건이 어려운 험지를 비롯한 전 세계 각지에서 외교업무 수행에 노고가 크십니다.

저는 국민의 힘으로 출범한 새 정부에서 외교부 리더십의 일원으로 참여하게 되어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오늘날 국제정세는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한 상황입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은 우리 외교에 본원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상황이 어려울수록 우리 외교부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확한 국익과 외교 목표를 찾고, 이에 맞추어 외교정책을 수립하고 수행하는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입니다.

모든 국가는 평화와 안보, 번영을 추구합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또 하나의 목표가 있습니다. 바로 통일입니다.

그래서 안보외교, 경제·통상외교, 통일기반 조성외교가 우리 외교부의 본연의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외교정책을 수립하고 수행해 나가는 데는 무엇보다도 국민의 기대, 대통령의 국정철학,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상대방이 엄연히 존재하는 외교적 현실, 이런 모든 것들이 고려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국력의 현실적 한계도 받아들여야 하는 고려요소입니다.

또한, 외교정책을 입안하면서 수동적으로 지시에만 따르는 것이 아니라, 이 정책이 이행된다면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 또는 어떤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올 지에 대해서도 미리 생각해 보고, 토론을 해 봐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국민의 뜻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겉으로 나타나는 국민 여론이 국익과 과연 일치하는지, 필요하다면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는 노력을 충분히 했는지도 점검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지금 이 자리에서 외교 프로세스에 관한 강의를 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이러한 말씀을 드린 것은 우리의 일상에 관해 함께 생각해보고, 바로 다음의 질문을 여러분께 드리기 위한 것입니다.

여러분,

본부에서 근무하는 여러분께서 밤늦게까지 훈령을 작성하느라고 고민하고 토론하다가 퇴근을 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겠습니까?

또는 같은 국의 선배 외교관의 놀라운 실력을 발견하고 정신이 번쩍들어서 책을 읽고 자기계발을 하느라고 늦게 퇴근할 때 어떤 기분이겠습니까? 모두 가슴이 뿌듯할 것입니다.

또는 외교 일선의 현장인 재외공관에서 우리의 훈령이 현지 실정에 맞는지 고민하다가, 또는 늦게까지 주재국 인사와 고담준론을 마치고 늦게 퇴근을 할 때 어러분은 어떤 기분이 들겠습니까? 이 역시 가슴이 뿌듯할 것입니다.

불행히도 지난 몇 년간의 우리의 모습은 이와 상당히 달랐습니다. 많은 수의 여러분은 지쳐있고 냉소적이며 자조적인 상태라고 합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현실에 대해 그저 꾹 참고있는 줄 압니다. 재외공관 발령을 받아 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나가면 다시 공관장 업무평가에 대비해서 전문을 쓰고 일상에 파묻힌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윗사람의 지시에 따라 기계처럼 일하다 보니, 내가 하는 일에서 “의미를 찾는 작업”을 포기하였다고도 합니다. 여러분의 큰 좌절에 깊이 공감합니다.


물론, 그간의 여러분의 큰 수고를 폄하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또한, 제가 얘기하는 이것이 전부는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외교부가 이러한 업무문화를 가지고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메카니즘으로는 여러분들이 들이는 큰 노력에 비해 보잘 것 없는 성과를 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제도와 문화를 고쳐야 합니다. 관행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며 실망스러운 결과에 대해 통렬한 반성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바꾸어 나가야 할 것인가? 이것 역시 토론의 대상입니다만, 저로서는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째, 주인의식입니다.

실망스런 결과의 책임은 항상 위쪽에 더 있습니다. 과장보다 국장, 국장보다 차관, 서기관보다는 대사 책임입니다.

그러나, 조직원 그 누구도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 모두 주인의식을 갖고 수직적이고 경직된 문화를 바꾸어 나갑시다.

쉽지 않겠지만 용기를 내어보고 지혜롭게 상관에게 의견을 개진해 봅시다. 상관은 아래 직원으로부터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의 문을 열어봅시다.

둘째는 소통입니다.

소통은 새 정부의 중요한 국정철학입니다. 국민과 이해관계자, 본부와 재외공관, 상관과 부하직원간 소통이 없이는 어떠한 개선도 기대할 수 없고 바람직한 결과를 도출하기 어렵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공관장 성과 평가입니다. 좋은 취지로 시작했으나, 많은 문제점들이 있다는 점은 모두 공감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각 공관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떤 결과가 나오고 있는지를 자세히 살펴봄으로써 보다 바람직한 제도를 만들어 내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쓸데 없는 일, 남에게 보이기 위한 일, 꼭 필요하지 않은 일을 줄여 나갑시다.

두툼한 말씀자료, 어제 나간 전문과 대동소이한 보고 전문도 줄입시다. 오히려 생각과 고민의 양을 늘립시다. 그래야 우리가 피곤에서 벗어나고 스마트하게 자기계발도 할 수 있습니다.

습관적으로 해 온 것들을 점검하고 개선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피상적으로 하는 척만 하는 업무관행은 지양해야 합니다.

끝으로, 험지에서 고생하는 많은 동료들의 노고를 치하드립니다. 그러나 공관에서 근무하다보면 공사 구분이 쉽지 않은 경우가 생깁니다. 자기 자신을 점검하고 언행이 공개되어도 떳떳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합니다.

엄중한 국제정세와 어려운 여건 속에 신 정부가 출범한 상황에서 더 이상의 외교부 스캔들은 곤란합니다.


앞으로 외교부를 우리 함께 새롭게 변모시켜 나감으로써 우리 모두 뿌듯한 마음으로 외교부 생활을 함께 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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