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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1,2차관

"6.25전쟁과 한반도 평화" 국제회의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대리 오찬사

부서명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0-04-28
조회수
2027
2000. 4. 28.

플라자호텔 김희상 총장님, 백선엽 위원장님,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 이처럼 중요한 회의에 참석하신 국내외 석학과 귀빈 여러분을 모시고 말씀을 나눌 기회가 있게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한국전쟁 50주년을 맞이하여 개최된 금번 국제회의에서 한국전의 의미와 교훈을 되새기고 한반도 평화정착 방안을 논의하게 된 것은 실로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오는 6월로 예정된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이러한 회의가 개최된 것은 더욱 의미가 크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면, 이 기회를 빌어 한반도 주변 안보환경과 남북 정상회담에 관해 간략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리는 인류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들을 경험한 지난 세기를 뒤로 하고 이제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였습니다. 그중에서도 반세기 전에 발발한 한국전쟁은 지난 세기를 대표하는 사건중의 하나로 간주될 것입니다. 한국전쟁은 전 세계적 냉전의 시작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결국은 전쟁 이전의 상태, 즉 Status quo ante로 돌아갔다는 점에서 특기할만하다 하겠습니다. 한국전쟁이후 지난 40여년간 동양과 서양의 양진영은 세계의 운명을 좌우할 만큼 심각한 대립과 분쟁에 처했으며, 이러한 경쟁의 주요 무대는 유럽과 동아시아였습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본질적 가치를 내세운 서방 진영이 양지역 모두에서 승리하였습니다. 한반도의 분단은 동아시아 냉전의 대표적인 산물입니다.

한반도에서 그동안 북한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소위 주체사상을 근본으로 하는 공산체제를 유지한 반면, 한국은 자유민주주의 체제하에서 고도의 경제 성장을 이룩하여 세계 제12위의 산업국가로 발전하였습니다. 냉전 구도에서 한국의 성공은 서방측이 승리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오늘날 눈부신 기술혁명의 시대에 즈음하여, 냉전은 우리의 기억으로부터 점점 퇴조하고 있으나, 한반도에서는 아직도 새로운 역사의 조류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반도는 세계에서 가장 중무장된 지역이며, 여전히 시대착오적인 냉전구조가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제 북한은 지난 수십년간 지속해온 한국에 대한 냉전적 태도와 생존을 위한 외부세계와의 협력 필요성 사이에서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민은 북한이 계속 냉전적 자세의 타성에 젖어 있을 것인지, 또는 개방을 통해 새로운 활력을 얻을 것인지에 대한 선택에서 비롯됩니다. 이같은 북한의 딜레마는 그들이 상호 의존(interdependence)이라는 새로운 국제질서에 순응함으로써만 해결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에 따라 북한을 국제사회에 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담은 국제사회, 특히 동북아 지역 국가들이 함께 공유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불확실한 상황속에서 한.미, 미.일 동맹과 같은 미국과의 양자동맹 관계는 동북아지역 안보의 근간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러한 안보체제는 역내 국가들이 보여주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이나 보기 드문 역동성을 고려할 때 더욱 중요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상호의존적인 국제질서에 비추어 볼 때 다자간 협의와 협력도 양자동맹을 보완하는데 긴요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국 모두가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지역의 안정을 바라는 공통의 이해를 갖고 있습니다. 사실, 한반도 상황의 안정은 이 지역의 냉전구조를 해체시키고, 나아가 전세계적인 상호의존 심화 추세를 이 지역에까지 확산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북한 핵문제의 해결을 위한 제네바 합의와 이에 따른 KEDO의 설립은 북한문제의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한국, 미국, 일본, EU와 여타 국가들간의 최초의 공동노력이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을 포함한 4자회담으로 계속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한.미.일 3국간 공조의 기초위에 Perry Process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밖에 러시아도 포함한 한반도 주변 4국과 남.북한이 참여하는 동북아 다자 안보대화와 같은 지역안보 메카니즘도 제안된 바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노력은 한반도와 그 주변지역에서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를 정착시키는데 목적을 두고, 한반도의 불확실한 냉전구조를 다루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북한의 핵문제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같은 심각한 안보문제로 인해 때때로 한반도내의 긴장이 고조되기는 하였지만, 이같은 공동노력을 통해 지금까지 평화를 유지하는데 성공적이었다고 하겠습니다. 동북아에서의 다자간 협력은 필요한 정도를 넘어서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이 한국과의 직접 접촉인 남북대화를 기피하는 동안에는 이러한 다자간 노력은 북한문제를 해결하는 주요한 수단이 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상호의존적인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포용한다는 공통의 목표를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다자간 노력이 남북간 직접대화와 함께 병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상, 한국 이외에는 어느 나라도, 한국기업 이외에는 어느 기업도 북한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따른 커다란 위험을 감수할 의지도, 능력도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참석자 여러분, 오는 6월 12일부터 14일까지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됨으로써 그간 중단되었던 남북한간 직접 접촉이 재개되게 되었습니다. 남북 정상회담 개최 합의는 그간 우리 정부가 시행해 온 대북 포용정책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지난 2년간 인내심과 일관성을 가지고 국제사회의 폭넓은 지지를 받으면서 포용정책을 꾸준히 추진해 왔습니다. 금번 정상회담을 준비하는데 앞으로 하여야 할 일이 많이 있습니다. 정상회담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높아졌으며, 이들로부터 우리는 많은 조언을 듣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역사적 사명 의식과 성취감을 갖고 현재 준비에 임하고 있습니다. 남북간의 적대관계를 종식시키고,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 위한 금번 정상회담의 목적에 부합될 수 있도록 회담준비가 이루어 질 것입니다. 특히, 지난 반세기 동안 끊임없이 안보 위협속에 살아온 국민들의 마음속에 항구적인 평화의식이 싹트고 있다는 사실은 진정으로 고무적인 일이라 하겠습니다. 남북한 정상은 평양에서 화해와 협력에 관해 집중 논의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남북 정상회담 합의의 직접적 배경으로 「베를린 선언」을 들 수 있습니다. 우리는 금번 정상회담에서 「베를린 선언」의 4가지 주요제안에 대한 이행방안이 논의되기를 기대합니다. 첫째, 우리 정부는 대규모 경제 협력을 통해 북한이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둘째, 현 단계에서 우리의 당면 목표는 한반도 냉전종식과 남북간 평화정착에 있습니다. 셋째, 인도적인 차원에서 북한이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합니다. 넷째, 남북한간 광범위한 사안들을 협의할 수 있는 당국간 대화를 개최하여야 합니다. 정상회담의 구체의제는 앞으로 준비회담을 통해 양측의 필요와 조건들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정해질 것이며, 우 리로서는 제한적이기 보다는 폭 넓은 의제가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의 적극적인 태도와 정상회담 합의에 이르기까지의 관계진전에 비추어, 우리는 금번 6월 남북 정상회담이 성공을 거두리라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또한 금번 정상회담은 남북한 주민들이 무의미한 대결에서 벗어나 탈냉전의 조류에 완전히 합류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판문점에서 지난 주말과 어제 두 차례에 걸쳐 준비회담이 개최되었고, 5월3일에 다시 회동하기로 합의하는 등 준비회담의 결과가 매우 고무적이었다고 봅니다.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의 개최가 동북아뿐 아니라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폭 넓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믿어마지 않습니다. 오는 6월 12일부터 14일간 개최되는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한반도 주변 4국인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를 비롯한 전세계의 국가들이 한결같이 적극적인 환영과 지지 의사를 표명하였으며, 이는 분단 반세기만에 처음 개최되는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기회를 빌어 이 자리에 참석하신 여러분과 귀 우방국들의 적극적 성원에 대해 사의를 표하며, 앞으로도 계속적인 지지와 성원을 당부합니다. 마지막으로 금번 회의의 성공과 참석인사 여러분들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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