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랑스중앙은행은 3.7 파리에서 "Monetary Policy, Economic Cycle and Financial Dynamics"를 주제로 국제 심포지움을 개최하였는 바 그 주요 내용을 아래와 같이 보고함(본직, 이용희 공사, 한국은행 강형문 부총재보 및 김양우 주재관 참석)
2. 주요 참석 인사
o Greenspan 미 연준의장(Videoconference)을 비롯하여 독일, 스페인, 멕시코 중앙은행총재 등 중앙은행 인사, Papademos 유럽중앙은행 부총재, Stanley Fisher IMF 前부총재, Andrew Crockett BIS 사무총장 등 국제금융기구 인사, 학계 및 금융계 고위 인사 등 300여명
3. 회의의 주요내용
가. 경기순환과 국제금융시장 여건 변화
(주제발표 : Ray Barrell, NIESR-영국 국립경제사회연구소)
□ 지난 30여년간 미국 및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태리 등 유럽국가들은 경기순환변동의 진폭이 크게 축소되었으며 아울러 인플레이션 수준 및 변동성도 크게 낮아짐에 따라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금리수준이 하락하는 한편 변동성이 크게 축소
o 이같은 상황은 1990년대에 안정성장을 지향하는 경제정책 운영방식이 성공적으로 정착되었음을 시사
- 준칙 등에 근거한 최적의 통화·재정정책 운영방식, 통화당국의 독립성 확립 등으로 시장의 안정적인 작동이 보장받을 수 있었으며 이에 따라 세계경제 안정성도 제고
o 한편 이러한 경제성과는 세계화 진전에 따라 경제적 충격이 여러 국가로 분산, 리스크가 분담됨으로써 충격 파급효과가 완화될 수 있었던 데도 기인
o 이외에도 달러/유로화 등 주요 통화간 환율 조정에 의해서도 영향받은 것으로 판단
- 1996년 당시 미국경제는 아시아, 남미 및 러시아로부터의 자본유입에 따른 자산가격 상승과 신경제하에서의 투자확대로 국내수요가 진작되면서 고성장이 지속되고 경상수지 적자 보전에도 큰 문제가 없었으며 경기호황으로 인플레 압력에 대한 우려가 높았으나 지속적 자본유입에 따른 달러화강세에 힘입어 물가가 안정세 지속
- 그러나 최근에는 미국 기업의 회계 문제 등에 따른 자본유출이 달러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미국에 대한 투자수요도 위축되고 있는 상황
□ 한편 유럽경제는 그동안 완만한 조정과정을 거쳐왔는데 최근 유로화가 강세로 반전함에 따라 향후 수년에 걸쳐 물가안정기조를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희박함
□ 90년대중 금융시장의 신축성이 크게 제고되는 한편 국제금융 자유화로 리스크가 분산될 수 있는 여건이 정비되었으나, 잠재적인 자본유출입 규모가 커진데다 유출입 자체도 반드시 경제기초여건(fundamentals) 변화를 반영한다고 볼 수 없는 상황
□ 90년대말 세계경제 안정과 고성장은 여러 바람직한 제도 개혁 및 시장여건 개선 등에 힘입은 바 크지만 당시 주변 여건도 유리하게 작용하였던 결과라고 할 수 있음
o 그러나 향후 여건은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이며 일본경제 및 독일 금융부문의 잠재적 문제 등은 세계금융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음
(토 론)
□ Cumming 미 뉴욕연준 부총재는 90년대 미국이 저물가-고성장을 구가한 것은 ICT발전으로 기업의 효율적인 재고관리가 가능하게 됨으로써 경기변동성이 작아진데 크게 기인하는 등 기업의 적극적인 대응에 힘입은 바도 크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
o 한편 미국의 경상수지적자 누적은 달러화 강세보다는 생산성 향상에 따른 미국의 상대적 고성장으로 여타국과의 성장률격차가 확대됨에 따라 수입이 늘어난 것이 주요인이라는 견해를 피력
□ Cotis OECD경제국장은 세계경기순환의 폭이 축소되고 국가간 동조화 현상이 뚜렷해진 것은 재고변동 폭 축소, 소비자의 유동성 제약 완화 등에 따른 안정적(smooth) 소비지출, 시장기능의 원활한 작동, 각국의 안정적 거시 정책 유지 등에 기인하였다고 평가
나. 자산가격 변동과 통화정책
(주제발표: Patrick Artus - CDC-Ixis 조사국장)
□ 자산가격의 과도한 단기 변동성 증대시에는 적절한 통화정책면에서의 대응과 함께 자산관리회사, 신용평가기관 등의 규제 및 ABS, CDS 등 위험자산이 소수 시장참가자에 의해 과점되는지 여부를 모니터하는 등 미시정책을 병행할 필요
□ 한편 자산가격의 장기 가치 변동(valuation cycle)여부 또는 버블 발생을 사전에 파악하기란 매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자산가격의 미조정(fine-tune)을 지양하여야 하며 자산가격을 중앙은행의 최종목표로, 은행대출 증가율 등을 중간목표로 설정하고 여타 미시적 금융정책 수단 등으로 보완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필요
□ 일본의 예에서 보듯이 자산가격 및 변동성이 급락하는 경우에는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확대하더라도 해당 자산시장에 공급되도록 강제할 수 없으며, 금리인상을 통한 버블 발생 억제노력도 초창기가 아니라면 효과가 없기 때문에 전형적인 정책수단이 반드시 유효하지 않은 경우도 있음
□ 따라서 위기시에는 중앙은행이 직접 자산시장에 개입하는 비정통 정책수단도 고려할 만한 방법임
o 중앙은행의 직접개입은 민간의 모럴 해저드 조장, 자산가격 왜곡 우려, 중앙은행 손실 발생 가능성 등 다양한 문제점이 있기는 하지만 위기시에는 은행파산, 디플레 순환, 차입자 파산, 과도한 자산가격 변동성 확대 등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음
(토론)
□ King 영란은행 부총재는 자산가격의 단기 변동성이 과도한지 여부보다는 내재가치를 반영하는 지가 중요한 문제이며 중앙은행의 자산시장 직접 개입은 모럴해저드 등 코스트가 더 크다는 견해를 피력
다. 경기변동과 통화정책
( 주제발표: Papademos ECB 부총재 )
□ 경제이론 및 실증연구에 의하면 통화정책의 최우선 목표는 중장기 관점에서의 물가안정 달성에 두어야 하며 물가안정을 통해 지속적인 경제성장 및 생산변동 축소가 가능
□ 경제의 미조정을 목적으로 하는 경기대응적인 재량적 통화정책은 대부분 경우 득보다 실이 크므로 활용하지 말아야 함
o 실제로 지난 20년간 각국의 경기변동 폭의 축소에 따라 재량적 통화정책의 필요성이 그만큼 줄어들었으며 경기변동의 원인도 통화정책에 의해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없는 실물충격인 경우가 많았음
□ 그러나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큰 충격이 발생할 경우 통화정책의 신축적인 대응이 필요
o 이 경우에도 민간의 기대 및 중앙은행의 신뢰성이 손상되지 않도록 하면서 충격의 원인에 따라 통화정책을 조심스럽게 효과적인 의사소통과정을 통해 수행하여야 함
o 또한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충격에 대하여 동일하게 대칭적으로 대응하여야 하며 다만 디플레이션의 경우 명목금리 제로하한이라는 현실적인 제약을 염두에 두고 물가기대심리가 안정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정책을 시행할 필요
□ 과거 자산가격은 현저한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리스크에 선행하여 움직이는 경향이 있었음(예: 미국 1920-30년대, 일본 1980-90년대)
o 자산가격의 균형수준 이탈을 사전에 탐지하기는 어렵지만 대체로 통화·신용지표의 급팽창을 동반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를 정책운용에 참고할 수 있을 것임. 그러나 자산버블은 기대심리에 의해 크게 좌우되므로 실제로 금리정책만으로 자산가격을 안정시키는 것은 쉽지도 않고 유효하지도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정책당국의 리스크에 대한 구두경고 및 적절한 감독정책 등으로 보완할 필요
□ 공급충격의 경우에는 통화정책으로 물가안정과 경기진작을 동시에 달성할 수 없다는 점에서 중앙은행의 운신폭이 적다는 점을 고려할 때
중기적인 물가안정을 목표로 하여 노동자 및 기업의 실질임금 및 실질이윤 수준 추구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제2단계(second-round)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데 통화정책의 초점을 맞출 필요
(토론)
□ Yamaguchi 일본은행 부총재는 일본의 어려움과 관련하여 장기적으로 자산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잠재성장능력이 훼손되는 상황에서는 중앙은행이 제 역할을 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을 토로하였음.
o 장기경제침체하에서는 통화정책을 어느 정도 완화하여야 할 것인지가 관건이 되는데 일단 제로명목금리에 도달하게 되면 추가적인 경기부양효과는 없이 구조조정을 지연시키는 문제점이 있음.
o 그러나 아무리 작은 효과라도 있기만 한다면 통화정책의 활용 여지는 있으며 한편으로 제로금리를 벗어나기 위한 전략을 강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
□ Stanley Fisher (Citigroup Inc.)는 통화정책 파급경로에서 전통적인 금리경로외에 최근에는 기대경로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됨에 따라 일단 중앙은행의 신뢰성이 쌓이면 자기안정화(self-stabilizing)가 가능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지적
o 한편 자산가격 버블이 여타 금융지표의 이상징후를 동반한다는 점을 정책운용에 참고할 수 있으나 마치 미 연방대법원이 포르노그래피는 보기 전에는 판단할 수 없다고 판시한 것처럼 통화정책 수행에 있어서도 버블여부를 사전에 알기 어렵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
라. 금융세계화(Global Finance)
(주제발표 : Alan Greenspan 미 연준 의장)
□ 그린스팬 미 연준 의장은 비디오를 통하여 ① 세계화가 어느 정도 완결단계에 도달하여 금융혁신의 속도가 둔화되기 시작하였는지 ② 자본이동 패턴이 세계금융시장이 완전통합단계에 근접하고 있는지의 여부를 시사하는지 ③ 금융세계화가 경제성장 및 금융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지에 대한 견해를 제시
□ 지난 20년간 금융세계화는 급속하게 진전
o 파생상품 등 신금융상품의 출현, 국제자본이동 규제완화 등 세계 금융시장간의 연계성이 크게 높아졌음
□ 향후 세계화가 성숙단계에 도달하여 완전한 형태의 금융시장, 즉 금융리스크가 자발적으로 이를 부담하려는 주체에게 효율적으로 전달되는 금융시장이 형성되면 금융혁신 속도가 다소 둔화될 것임
o 마찬가지로 국제자본이동을 저해하는 제도적 법적 요소가 제거될 경우 자국내 투자 선호경향은 최소화되는 한편 국가간 재정거래 기회도 소멸될 것임
□ 그러나 금융세계화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할 수 있음
o 국제자본이동과 관련하여 대부분 직접 규제는 철폐되었으나 아직 간접규제가 많이 남아 있고 투자자가 리스크(특히 국제투자)를 헤지, 거래 또는 분담할 수 있는 수단이 미흡하기 때문에 금융시장의 혁신과 심화가 필요
□ 지난 20년간 투자국제화가 진전되었으나 미국의 경우 해외투자비중이 90년대 중반 이후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국제자본이동에 대해 간접적인 규제가 잔존하고 있거나 미국이 여전히 국내투자 선호경향을 탈피하지 못했다는 점을 시사
o 금융세계화는 이러한 저축의 국내투자 집중경향을 줄여 고수익 투자기회로 전환케 함으로써 세계 경제성장에 기여 가능
□ 한편 금융세계화가 성숙단계에 이르면 세계자본이동 규모가 커질 뿐만 아니라 이동방향도 빈번히 변화하게 되어 일시적 불균형이 발생하는 상황이 일상화될 것이므로 그 영향력을 과소평가할 수 없게 될 것임
o 이에 적절히 대응하려면 정책당국은 국제회계표준, 은행 자기자본비율, 신금융질서, 위기 예방 및 청산 등과 관련하여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여야 하며 투자자들도 막대한 담보자산의 관리능력을 배양할 필요
□ 향후 각국은 국제금융 안정과 함께 국제자본이 보다 생산적인 용도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여건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야 하며 이를 통해 금융안정과 세계경제번영을 누릴 수 있을 것임
(패널 토론)
□ 최근 공시제도의 투명성에 대한 견해
o 현재 파생상품시장의 경우 자료를 정기적으로 얻을 수 없다는 점에서 공시제도가 만족스럽지는 못하며 미 연준은 개별은행 검사시 파생상품 거래상대, 거래량 등을 조사하고 있는 바 앞으로도 투명성이 높여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함
□ 민간증권회사의 자산관리에 있어서 금융혁신이 더 필요한 지 여부
o 금융기관은 자산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하여 자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므로 앞으로도 지속적인 자산관리의 혁신을 통해 세계금융화의 정도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자세한 그린스팬 강연 내역은 첨부 참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