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리시엔룽 싱가포르 총리는 29일 오후 '아세안+3' 정상회의가
열리는 라오스 비엔티엔시(市) 라오 국제무역박람회장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한국-싱가포르 자유무역협정(FTA, Free Trade
Agreement) 협상이 실질적으로 타결됐음을 선언했다. 한-싱가포르 FTA 협상안 타결은 한-칠레 FTA 체결에 이어 두
번째다.
두 나라는 특히 FTA협상에서 개성공단 등 북한의 경제특구에서 생산한 제품에
대해서도 한국산(産) 제품에 부여하는 것과 동일한 특혜관세를 부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기업이 개성공단에서 만든 상품을 남한에 무관세로
반입하고 여기에 특혜관세만 물어 싱가포르에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으며, 북한 경제특구 생산제품의 해외판로를 확보하는 중요한 선례를
마련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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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대통령과 리시엔룽 싱가포르 총리는 정상회담을 갖기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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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외교보좌관은 "(개성공단 생산제품을) 한국 원산지로 취급받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여러 나라와 FTA를 체결하면서 싱가포르와 맺은 이 원칙을 가지고 상대국을 설득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한-싱가포르 FTA 협상안 타결은 동북아 경제허브를 지향하는 한국과
동남아 허브를 자임하는 싱가포르 간 전략적 연계를 강화하고, 세계적인 물류·금융·비즈니스 중심지인 싱가포르와 포괄적으로 협력해 서비스 부문의
경쟁력을 높이며 대한(對韓)투자를 증대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한-칠레 FTA와 비교할 때 △금융서비스 △전자상거래
△기술표준 적합성 상호인정(MRA) △협력분야가 추가된 포괄적 FTA이다.
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싱가포르 관계가 속도가 빨라서 서울에서 출발
할 때에는 한참 뒤에 타결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만 여기에 도착하자 타결됐다"면서 "체결속도를 보면 '싱가포르 속도'라고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리시엔룽 총리는 "(한-싱가포르 FTA 협상 타결 과정에서) 두 나라 장관들이 아주 열심히 일했다"고 화답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해 고촉동(吳作棟)
전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면서 FTA 체결 협상을 2004년 초에 시작해 1년 이내에 타결 짓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 뒤 두 나라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상품 및 서비스 무역, 투자, 정부조달, MRA, 지적재산권, 협력 등 9개 분야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FTA를 타결하러
10여 차례 협상을 벌여왔다.
두 나라는 앞으로 추가 실무협의와 법률 검토를 거쳐 협정문안을 확정하고,
협정문의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심의, 대통령 재가를 거쳐 정식서명한 뒤 국회의 비준동의를 받아 비준서를 교환한다. 이런 절차를 감안할 때
FTA 발효시점은 내년 중반쯤에 발효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한-싱가포르 FTA 협상이 당초 목표대로 연내 타결됨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한-일 FTA 협상을 비롯해 내년부터 시작하는 아세안(ASEAN, 동남아국가연합)과 유럽자유무역연합(EFTA)과의 FTA 협상 등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출처 : 청와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