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공식 누리집 주소 확인하기
go.kr 주소를 사용하는 누리집은 대한민국 정부기관이 관리하는 누리집입니다.
이밖에 or.kr 또는 .kr등 다른 도메인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면 아래 URL에서 도메인 주소를 확인해 보세요
운영중인 공식 누리집보기
  1. 국가상징
  2. 어린이·청소년
  3. RSS
  4. ENGLISH

외교부

채용정보

외교부 장관, KBS 1TV 「일요진단」출연

채용유형
부서명
작성일
2003-07-18
조회수
6071
  • 참석자 : 정관용(진행), 김태우(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김연철(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
  • 주  제 : 북핵외교 성공하고 있나
  • 방  송 : 2003년 7월 13일(일요일) KBS 1TV 08:10-09:00   

 

 

<정관용>

안녕하십니까? 정관용입니다. 한미, 한일에 이어서 한중정상회담까지 끝났습니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순방외교의 마무리단계, 전쟁위기냐, 평화적 해결이냐, 제재압박이냐, 대화냐, 대화라면 다자대화냐, 미북 당사자 대화냐. 남북한 그리고 주변국 모두 미묘한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는 복잡한 상황인데요.

 

이런 속에서 우리의 북핵외교, 세 나라 가는 곳마다 말이 다르고 결론이 달랐다, 이런 비판도 있습니다. 반면에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나름대로 우리의 입장을 지키면서 적절한 성과를 얻어가고 있다, 이런 평가도 있습니다.

 

오늘 윤영관 외교장관을 모시고 중간점검의 시간을 갖겠습니다. 저희가 오늘 의도적으로 다소 견해를 달리하시는 두 분의 전문가를 모셨는데 두 분 전문가께서 우선 그 동안의 일련의 정상회담, 순방외교를 총평을 하면서 우리 정부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문제가 있다면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무엇인지부터 지적을 듣고 장관님의 답변을 듣겠습니다. 어느 분 먼저 말씀하시겠습니까?

 

<김태우>

성과에 대해서 일단 장관님께서도 말씀하시겠습니다마는 네 가지 정도 아쉬움을 제가 지적을 해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다자틀, 다자확대회담에 대한 언급을 방중 때도 하지 못했는데요. 사실 이 문제는 국제적인 합의가 이미 이루어지고 있는 그런 문제입니다. 그런데 지나치게 북한을 의식해서 이 부분을 짚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고요.

두번째로는 우리에게 역시 중요한 것은 한미관계일 텐데요. 한미 정상회담 이후 후속조치들을 충분히 하지 못한 상태에서 서둘러 가지 않았는지 이런 생각을 갖게 됩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추가적 조치 필요성에 합의를 했고 또 인도적 지원은 계속하지만 그 이외의 것은 핵문제와 연계한다는 이런 입장에 합의를 했지만 사실 어느 선까지가 인도적인 지원이냐, 이런 범주에 대해서는 양국간의 실무적인 합의가 과연 이루어졌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한미 정상회담 직후에 우리가 40만 톤 쌀을 주기로 약속하고 했는데 40만톤 이면 북한군이 1년 가까이 먹고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게 과연 인도적인 지원이냐, 이런 문제들이 남아 있고요.

 

그리고 세번째로는 우리가 그 동안 너무 평화적 해결에 연연하면서 이 방향으로 외교를 펼치다 보니까 지금 돌아가고 있는 상황하고는 안 맞지 않느냐 하는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북한이 이미 핵보유를 스스로 시인할 만큼 상황이 바뀌고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북핵불용이라고 하는 원칙에 매달려 있는데 과연 이 방향의 외교가 좋은 것이냐, 이런 의문을 남기고요.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문제는 전체적인 짜임새입니다. 우리가 한미 정상회담을 할 때 또는 미일 정상회담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한에 대해서 필요하면 조치를 취한다는 채찍쪽에 무게가 실린 분위기였는데 한일 정상회담과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당근쪽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이렇게 되면 미국이 보기에는 일본과 미국이 같이 보조를 취하고 또 중국, 한국, 러시아 이런 나라들이 대북제재에 반대하는 쪽에 보조를 취하는 이런 대결구도 비슷하게 됐는데 과연 이런 구도를 잡아나갔을 때 우리 한국의 생존전략이 도출이 되느냐 이런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관용>

김 박사께서는 한국이 그러면 미국, 일본쪽으로 가야 한다는 겁니까, 아니면 중국, 러시아쪽으로 가야 한다는 겁니까?

 

<김태우>

그 부분은 나중에 말씀을 드리겠습니다마는 북핵문제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을 때는 지금처럼 병행정책을 유지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북핵문제가 지금보다 좀더 악화된다면 우리 한국은 새로운 원칙을 제시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정관용>

거기서 애매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가?

 

<김태우>

그렇습니다.

 

<정관용>

그게 문제다 이 말씀이죠? 김연철 박사는 어떤 문제가 있다고 보십니까?

 

<김연철>

저는 조금 다른 의견인데요. 우리가 세 개 정상회담을 통해서 공통적으로 평화적 해결의 원칙에 대해서 공감을 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과의 정상회담 공동선언문에는 대화와 압박이 병행이 되어 있지만 중국은 대화를 강조하는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이죠.

 

하지만 지금 현재 시점에서 역시 중요한 것은 평화적 해결이라는 말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말을 구체화할 수 있는 방법이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지금 현재의 국면이라는 것은 대화의 기회가 아직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이고 또 우리가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했던 그 수준에서의 북한의 핵개발 수준이라는 것이 추가적으로 진행된 바도 없는 것 같고요.

 

그렇다면 일종의 협상의 방법론을 좀 구체화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 사실 2002년 10월달에 켈리 특사가 방북을 했을 때도 또 3자회담에서도 과연 미국이 협상안을 갖고 있느냐, 대화는 하되 협상은 하지 않겠다 하는 것이 과연 북한 핵문제의 해결에 방법론이 될 수 있는가.

그렇다고 본다라면 사실 미국의 입장에서는 핵문제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상관이 없는 문제지만 우리는 시간이 없습니다.

 

그리고 핵문제라는 것은 우리 생존권이 걸려 있는 그런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평화적 해결을 할 수 있는 그런 액션을 좀더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될 그런 시점이 아닌가 하고 봅니다.

 

<정관용>

미국이 대화의 구체적인 경로랄까 이런 것들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데 우리는 거기에 너무 끌려가고 있다, 그런 말씀이십니까?

 

<김연철>

미국은 지금까지 한 번도 구체적으로 협상안에 대해서 밝힌 바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부시 행정부의 강경한 목소리에 끌려가기보다는 우리 나름대로 평화적 프로세스에 대한 해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될 그런 시점이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거죠.

 

<정관용>

답변을 하셔야 되겠는데요. 워낙 지적된 게 많아서 한번에 답변하실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윤영관 장관>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우선 이 문제의 기본적인 우리의 입장이랄까, 가장 중요한 입장은 핵은 용납할 수 없되 이것을 평화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 두 가지 원칙은 아무리 강조를 해도 지나침이 없고, 그런 원칙에 입각해서 미국, 일본, 중국 방문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그 방문을 통해서 우리가 의도했던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봅니다. 이렇게 위기가 조성이 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상황이 급변하게 되고 때로는 우리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돼 나갈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추스리기 위해서는 최고 지도자들 간에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언제든지 전화를 걸어서 우리의 상황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할 수 있는 그런 기반을 만드는 것이 이번 정상회담의 목적이었고 그런 면에서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문제는 핵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 하는 문제인데, 이것에 대한 기본원칙에 합의가 이루어졌습니다. 미국, 일본, 중국까지도 한반도의 비핵화 그리고 이 문제를 평화적으로 푼다라는 입장에 있어서 합의가 이루어졌고,  핵문제와 관련해서 우리정부의 기본적인 구도에는 한쪽에는 한미일이라는 3각공조의 틀이 있고 또 다른 한쪽에는 그것과는 약간 성격이 다른 한중관계라는 틀이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에 가서 합의했던 걸 그대로 중국에 가서 왜 달성하지 못했느냐 라는 것은 잘못된 접근법입니다.

 

왜냐 하면 중국이 떠맡아야 하는 역할이 따로 있고 미국과 일본, 한국이 맡아야 하는 역할이 따로 있기 때문에 이번에 중국에 가서 우리가 의도했던 것은 우리의 평화적 해결의 의지, 북한에게 전달되었으면 하는 메시지, 물론 그 동안에도 많이 기회가 있어서 설명을 했습니다마는 그것을 좀더 분명하게 중국 지도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그러한 메시지가 북한에도 전달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 첫 번째 목표였습니다.

 

그런 면에서 많은 성과가 있었다고 보며, 구체적으로 김태우 박사님하고 김연철 박사님이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 지적을 하자면 우리가 중국에 가서 다자회담 틀을 언급하지 못했다는 점은 오해가 있으신 것 같습니다.

 

(노대통령은) 후진타오 주석이라든지 쩡칭홍 부주석, 원자바오 총리 이 세 분 모두를 만나서 얘기하는 과정에서 왜 우리가 한국과 일본이 참여하는 다자대화를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서 두 세가지 논리적인 포인트를 예시하면서 아주 적절하게 설명을 하셨습니다.

 

<정관용>

중국쪽에서는 경청만 하고 답변은 없었습니까?

 

 

 

<윤영관 장관>

그것은 아까 제가 설명해 드린 포인트 때문에 그렇습니다. 중국과 북한과는 특수한 관계입니다. 그리고 중국정부는 앞으로도 많은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을 염두에 둔다면 미리 한국하고 이런 점에서 입장을 밝혀버린다는 것 자체가 앞으로 중국이 건설적으로 해야 하는 역할을 제한할 수가 있습니다. 그 다음에 미국에 가서 추가적인 조치에 합의했다 라는 지적을 하셨는데 맞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지금 이 시점에서 거론해야 할 조치가 아니고 지금 현 단계는 북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 모든 외교적인 노력을 소진을 해야 될 때입니다. 그런데 아직 소진이 안 됐습니다.

 

소진이 된 다음에도 잘 안 되면 추가적인 조치의 얘기가 나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음 단계에서 나와야 되는 문제를 지금 거론해서 좀 더 확대해서 집중적으로 논의하지 않았느냐 라는 그런 지적은 적절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맥락에서 김연철 박사님께서 지적하신 점이 중요한 포인트인데 구체적인 우리 나름대로의 대안, 한미일측에서 제시하는 대안과 방안을 마련해야 되지 않겠느냐 하는 것에 대해 공감합니다.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에 7월 초에 우리 한국 정부의 제안으로 한국, 미국, 일본의 고위 실무자들이 워싱턴DC에서 모여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우리가 주로 제안을 했고 이를 미국과 일본 정부가 검토하고 질문을 했습니다. 원래는 그 회의에 각국 대표가 서너명 씩만 배석하게 되어 있었는데 미국측에서 15명정도가 배석했습니다.

 

그것은 미국정부 전체에 걸쳐서 한국측 입장이 무엇인지 듣고자 하는 관심이 높았다는 얘기고,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그런 대화의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내기 위한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는 데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라는 점을 인식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정관용>

내용이 복잡하기 때문에 제가 따로 간추리지는 않겠습니다마는 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 덜 된 것은 때가 아니다, 이런 말씀입니다. 그렇게 해석해도 되겠죠?

 

<윤영관 장관>

그렇습니다, 왜냐 하면 분쟁을 풀어나가는 데 있어서는 그 상황을 어떻게 규정짓느냐가 중요한데 지금 현재 상황은 그 단계가 아니라는 거죠.

 

<정관용>

그럼 이제 두 분께서 아주 구체적으로 이게 문제지 않느냐, 이렇게 또 한 번 지적을 해보시면요.

 

<김태우>

지금 다자회담에 대한 설명은 저도 충분히 알아들었습니다. 그런데 중국, 미국, 일본이 다 같은 입장에 합의했다라고 하는 말씀에는 제가 동의를 할 수가 없는데요. 평화적 해결을 중시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미국이 얘기하는 평화적 해결이라고 하는 것은 전쟁이 아닌 모든 방법이 다 들어 있습니다. 대북압박, 강력한 대북압박이 들어 있는 것이죠. 또 일본이 얘기하는 제재라고 하는 것은 전쟁이 빠져 있고요. 또 우리 한국이 얘기하고 있는 평화적 해결이라고 하는 것은 제재와 전쟁, 무력수단, 모든 게 다 빠져 있습니다. 앞으로 이런 차이점들을 어떻게 조율해 나가느냐, 이런 숙제가 남아 있는 거라고 봅니다.

 

<정관용>

그 점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면...

 

<윤영관 장관>

일본과의 정상회담에서 대화와 압력이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모든 협상을 해나가는 데 있어서 - 분쟁을 외교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데 있어서 - 중요한 것은 적절한 대화의 노력과 적절한 수준의 압력이 동시에 진행될 때 협상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입니다. 우리 정부의 입장은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에 압력부분을 배제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압력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협상을 통해서 문제를 풀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바로 이 점은 고이즈미 총리가 정확하게 지적을 해 주셨습니다. 압력은 대화를 유도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며, 그런 두 가지의 수단이 적절하게 조화되고 구사될 때 북한이 테이블로 나오고 진지한 협상이 시작될 수 있다라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고 그런 맥락에서 미국이나 일본, 한국이 전혀 의견에 차이가 없습니다.

 

<김태우>

제가 생각했을 때는 사실 우리가 한미 공동선언에 보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위협을 받을 경우에 추가적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라고 합의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지금 미국 입장에서는 이미 안보리에 북한 핵문제를 회부한다거나 또는 11개 국가와 같이 적극적인 봉쇄계획을 구체화한다라든가 그래서 미국내 신문들은 미국이 이미 선택적 제재를 시작했다 라는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실 한미 정상회담 상황 당시에 북한의 핵개발 수준과 지금 상태로 봤을 때 어느 정도 우리가 한미 양국이 금지선으로 그어놓았던 것들을 벗어나지 않은 상태라고 볼 수 있는데 추가적 조치를 한미가 협의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그리고 현재 상황에서 과연 이러한 강경책들이 회담국면을 열어나가는 데 있어서 얼마만큼 효과적인가라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저는 좀 다른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윤영관 장관>

한미 공동선언의 추가적인 조치는 안보리에서의 북핵문제 논의라든지 PSI라든지 이런 것하고는 다른 문제입니다.

 

한미 공동선언에서 나온 추가적 조치라는 것은 한.미.일이 모든 외교적인  노력을 소진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상황을 악화시키거나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경우, 당사국들간에 구체적인 조치를 논의한다라는 얘기이고 여기서 예를 들어 안보리 논의는 그 범주에는 들어가지 않는 것으로 봐야 될 것입니다. 이것은 추가적인 조치 이전에 대화와 압력이라는 차원에서 압력부분에 해당되는 것이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안보리 논의는 지난 2월 IAEA에서 UN으로 이관된 이후에 한 번도 제대로 논의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차피 논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타이밍이고 우리가 다자대화를 재안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타이밍을 조심스럽게 선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미측에 전달했었습니다.

 

<정관용>

이것 좀 정확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압력, 제재, 추가적 조치 이 세 가지 용어가 혼돈돼서 사용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장관께서 설명하신 바에 의하면 아직 추가적 조치, 내지는 제재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 압력이 행사되고 있을 뿐이다, 이렇게 이해해도 되겠습니까?

 

<윤영관 장관>

저는 그렇게 해석을 합니다.

 

<정관용>

어떻게 보십니까, 김 교수께서는.

 

<김연철>

압력이라는 게 여러 가지 있을 수 있고 추가적 조치라는 그 자체도 사실은 대단히 추상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다만 추가적 조치라는 것은 북한과의 관계를 어느 정도 이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긴장쪽으로 가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렇다고 본다면 지금 미국과 북한의 관계라는 것은 경제교류라든가 여러 가지로 봤을 때 회담채널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 아니겠습니까? 그렇다고 본다면 미국의 입장에서는 추가적 조치라는 것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아주 강력한 조치들이 시행될 수도 있는 거고요.

 

우리 입장에서는 현재 남북 교류협력도 하고 있고 장관급회담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회담채널이 열려 있습니다. 그럼 추가적 조치라는 것은 우리 입장에서는 물론 추가적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국면의 성격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와 관련해서도 한미 양국의 입장차이가 있을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리고 추가적 조치의 내용이라는 것 역시 우리 입장에서는 좀더 단계적으로 또는 협상의 기회들을 될 수 있으면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 긴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렇게 해야 되는데 미국이 현재 취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은 우리 생각과는 좀 다른 게 아닌가...

 

또 한 가지만 더 질문하고 싶은 것은 사실 우리가 3자회담이라든가 티콕이라든가 한미일고위협의회를 하고 있지만 과연 미국 내에서 대북정책을 둘러싼 여러 가지 상이한 입장들이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지금 국무부 일부가 얘기하고 있는 대화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다시 얘기해서 앞으로 미국의 복잡한 상황을 생각했을 때 미국 내에서 과연 대북협상안이라는 것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인가...

 

<정관용>

나올 수 있겠느냐. 어떻게 보십니까?

 

<윤영관 장관>

추가적 조치 내용은 지금 논의할 단계가 아닙니다.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 현재의 상황은 추가적 조치가 무엇이 되어야 될 것인지 한미일간에 논의할 단계가 아니고 그 전단계에서 북한을 대화테이블로 유도하기 위해서 어떠한 구체적인 노력들을 해야 될 것인가 하는 부분을 논의해야 될 것입니다.

 

그래서 구체적인 대안을 만들어보자, 우리 나름대로 성의있는 안을 만들어보자 그런 얘기를 했던 것이고 그러한 의견이 미국 내에서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 추가적인 조치라는 내용과 관련해서 또 하나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모든 중요한 대북정책의 결정사항은 한국 정부와 충실히 논의하겠다는 것이 미국의 기본적인 입장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가 됐던 내용입니다.

 

그 면에 있어서는 걱정하지 말라, 모든 중요한 정책, 모든 정책의 결정은 한국 정부와의 협의에서 이루어질 것이다라고 얘기가 됐습니다. 그리고 그 약속은 충실하게 이행되어 왔습니다.

 

전화통화를 통해서 또 외교적인 채널을 통해서 협의를 해 오고 있고 우리측의 의사를 존중해 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북경이 3자회담을 결정하기 전에 한국 정부의 의사가 중요하기 때문에 그것을 듣겠다, 또 북한에 대해서  5자회담 제안을 하기 전에 한국 정부의 의사가 중요하기 때문에 그것을 미리 알려달라, 그것을 듣고 난 다음에 결정을 하겠다, 이런 식으로 충분하게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김태우>

구체적으로 UN안보리 의장 성명 채택을 추진할 때 그때도 사전협의가 있었습니까?

 

<윤영관 장관>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할 때 제가 아세안에 가서 파월 장관을 만났었습니다. 그리고 파월 장관을 만나서 "안보리 의장성명이라든지 안보리에서의 북한 핵문제의 논의는 불가피한 것으로 본다 - 사실 이번에 백남순 외상이 안보리 의장 성명 채택과 관련해서 UN에 보낸 서신에도 그 논의의 불가피성은 인정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 그래서 논의할 수밖에 없는데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다자대화를 일단 제안해 놓았으니까 이것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나온 다음에 해도 좀 기다려도 괜찮지 않겠냐"는 식으로 제안을 했었고 그 부분을 경청을 했습니다.

 

원래는 6월 말까지 그것을 하겠다고 했었는데 그것이 다른 상임이사국의 반대들도 있고 해서 연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관용>

PSI, 그러니까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를 위해서 국제적인 제재, 압력, 이런 용어들을 사용할 수 있을 텐데 그것을 결의하는 과정에서도 우리와의 협의가 있었고 그 협의라고 하는 것은 우리의 동의를 구하는 것입니까, 아니면 통보를 하는 겁니까?

 

<윤영관 장관>

PSI의 기본적인 성격은 북한에만 한정된 것은 아닙니다. 이 아이디어는 오래 전부터 있었던 것인데 최근에 와서 좀더 구체화되고 있으며, 모든 대량살상무기를 생산하려고 하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G8 선진국들 중심으로 이 아이디어를 초보적인 단계에서 시행해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문제가 어떠한 성격의 것이라는 것은 그쪽으로부터 우리가 얘기를 들었습니다.

 

다만 이에 대해서 참여초대를 못 받았으니까 '우리의 외교적인 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 소외된 것이 아니냐' 하는 의견이 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이라는 입장이 있고 또 우리 한국이라는 나라의 입장이 있기 때문에, 그 입장에 걸맞는 회의에 참여해서 우리의 역할을 최대한으로 발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회의에는 어떤 의미에서 의도적으로 늦게 들어가도 좋은 것이 있고, 아예 안 들어가는 것이 좋은 회의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 회의의 성격이 어떤 것이냐, 그 회의가 목표하는 것이 우리가  취해야 할 역할과 맞아떨어지는 것이냐, 아니냐'의 판단이 앞서야지 무조건 모든 회의에 참여해야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정관용>

어쨌든 미국이 우리와의 협의나 이런 것 없이 일방적으로 북한에 대해서 몰아세우는 정책으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윤영관 장관>

물론입니다. 모든 미국 정부의 중요한 결정은 우리와 상의를 하게 되어 있고 그렇게 약속을 했고 지금도 그 약속이 지켜지고 있습니다.

 

<정관용>

그런데 거기서 상의라고 하는 것이 우리의 동의가 없어도 일방통보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닐까요?

 

<윤영관 장관>

그렇게 보지는 않습니다. 우리 의견을, 우리가 기본적인 가장 중요한 당사국이고 핵문제의 당사국입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정상회담에서 '우리는 동맹이고 친구국가이다. 우리는 당신네가 어려운 지경에 빠지도록 만들 의사가 전혀 없다'라는 식의 얘기까지 하면서 모든 문제를 상의를 해가면서 깊이 논의해 가면서 풀어나가겠다라는 그런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관용>

좋습니다. 이제 절반 정도 토론이 흘렀습니다마는 조금 아까 김태우 박사께서 지적하신 문제이기도 하고 또 윤 장관의 답변에서도 나왔습니다마는 미국, 일본, 또 중국 서로 입장이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차이를 조율이 가능한 건지 그리고 조율을 하려고 한다면 우리가 그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인지 이게 사실 핵심의제인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윤영관 장관>

각국의 입장을 한번 정리해 볼 필요가 있는데요. 중국과 러시아는 지금까지 한반도 비핵화와 대북제재 반대 입장을 천명해 왔죠. 그런데 최근에 중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중재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이것이 중러간의 차이점입니다.

 

그리고, 일본의 입장은 좀더 복잡한데요. 일본은 기본적으로 미일 동맹을 중시하기 때문에 미국의 행보에 발을 맞추는 것이지만, 한일 협력관계도 있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미국과 한국 사이에 끼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이 조금 더 강경하게 갈 때 결국 일본은 미국쪽 행보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보는데요.

 

일본의 경우에는 여기에 플러스알파가 있습니다. 북한의 위협을 잘 홍보하고 활용하면서 일본 스스로의 군사적 역할을 키워나가는 법제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플러스알파가 있습니다. 이런 것도 우리가 잘 봐야 되겠죠.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미국의 입장입니다. 김 교수님께서는 미국이 아직까지 구체적인 협상을 안 내놓지 않았느냐, 그리고 불분명하지 않느냐고 말씀하신 것 같은데 저는 공감하지 않습니다.

 

지금 미국은 북한에 대해서 이미 충분히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미국의 입장은 강경합니다. 북한 핵문제에 대해서 자세를 누그러뜨리지 않겠으나, 서두르지 않겠다는 미국의 입장은 강경 플러스 지연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왜 미국이 당장 이라크처럼 공격을 하지 않고 지연하느냐하는 이유도 사실 다 밝혀졌습니다. 우선은 미국도 전쟁을 원하지 않습니다. 중국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죠. 중국이 북한을 설득해 주기를 기다리는 측면이 있고, 또 다른 측면으로는 미국이 명분을 축적하고 있습니다.

 

<정관용>

미국은 이미 압박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저도 장관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아직까지 본격적인 제재는 아니지만 준비를 하고 있는 게 눈에 보이지 않습니까?

 

<윤영관 장관>

대화와 외교노력을 하지 않고 곧바로 그런 제재에 들어갔을 때 명분문제가 있기 때문에 시간을 기다리면서 명분을 쌓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것들은 이미 다 드러나 있는 겁니다. 여기에 대해서 더 이상 미국의 입장이 불분명하니까 어찌할 수 없다라는 것은 김 교수님께서 잘못 보시는 것이고요.

 

이제는 북한이 행동을 해야 합니다. 북한이 그 메시지를 듣고 북한이 행동을 해야 될 때입니다.

 

<정관용>

한국도, 우리도 미국의 그런 분명한 입장에 같이 해야...

 

<윤영관 장관>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한국은 북한 핵문제도 해결하면서 남북관계 진전도 추진한다는 소위 병행입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여기에 대해서 지지를 보내주고 있고 성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보다 핵문제가 조금 더 악화되었을 때에도 이것이 가능하겠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북한이 이미 시인을 할 만큼 핵보유 징후를 풍기고 있는데 만약 그보다 더 가시적인 조치를 취했을 때, 국제기류가 상당히 대북제재쪽으로 흘러갈 텐데요. 그 상황에서도 대한민국이 병행정책을 고집할 수 있겠느냐고 한다면 제가 보기에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렇게 하다가는 우리가 국제적으로 오히려 고립당할 뿐 아니라...

 

<정관용>

좋습니다. 두 분 사이에서 논의를 해 보시죠. 김 교수님.

 

<김연철>

제가 아까 미국의 입장이 불분명하다고 한 것은 물론 지금 부시 행정부가 들어와서 핵문제에 대한 나름대로의 명확한 원칙들을 지금까지 쭉 밝혀  왔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이 먼저 핵을 포기해야 된다라는 것이고 또는 몇 가지들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제가 불분명하다는 얘기는 뭐냐면 북한 핵문제가 우리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형태로 해결될 수가 있겠지만 우리 입장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우리 경제나 또 한반도의 상황이나 이런 게 중요한데 미국이 불분명하다는 것은 구체적인 협상안에 대한 일종의 준비가 부족한 게 아닌가, 협상안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이 부족하지 않는가라고 했을 때는 때론 미국의 강경파들이 생각하듯이 압박과 제재를 했을 때 북한이 어느날 백기를 들고 투항할 것이다라는 일종의 가정이라는 것은 제가 봤을 때는 대단히 순진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다시 얘기해서 우리가 80년대 후반 이후에 핵문제가 다시 시작돼서 1차 핵위기를 겪었는데 제재나 압박, 기타 여러 가지 방법들에 대해서 이미 우리가 경험적으로 충분히 사용해 봤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지금 다시 와서 일종의 압박과 제재가 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역사적 경험으로 보나 또 한반도의 정세로 보나 그것은 대단히 비현실적인 생각이 아닐까라는 측면에서 불분명하다고 얘기를 한 것입니다.

 

<김태우>

김 교수님께 제가 말씀드립니다마는 9.11테러 이후에 달라지고 있는 미국의 행태 그리고 신보수주의자들의 강력한 생각을 북한이나 우리가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면 한반도에 우리가 원치 않은 위기가 올 수도 있습니다. 그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정관용>

두 분의 논란을 지켜보시면서 장관께서는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미국이 현재 취하고 있는 행동에 대한 두 분의 해석이 상당히 다르게 지금 나타나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윤영관 장관>

우선 먼저 말씀을 드리자면 국제적인 역할과 관련해서 아까도 잠깐 말씀을 드렸습니다마는 미국, 일본, 한국이 하나의 공조체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서 중국의 역할은 아주 독특합니다.

 

그래서 어떤 의미에서는 분업의 개념이 필요합니다. 미국과 일본이 하지 못하는 역할을 중국이 할 수가 있고 또 중국이 하지 못하는 역할을 일본이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차이점들을 우리가 적절하게 인식하고 외교전략에서 구사해야 하지, 똑같은 어프로치를, 미국에 대한 어프로치를, 중국과 얘기하는 과정에서 그것을 실현해라 이렇게 요구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어프로치는 적합하지 않죠.

 

두번째로 구체적인 제안과 관련해서, 물론 김태우박사님 말씀처럼 미국 정부의 지도자들이 분명한 어떤 원칙의 입장은 많이 밝혔다고 보입니다. 북한이 핵문제와 관련해서 협조를 하고 나오면 새로운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라는 그런 발언도 부시 대통령께서 하셨고, 그래서 여러 가지 원칙론적인 얘기는 분명하게 다져놓았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김연철 박사님이 얘기하신 것처럼 구체적인 안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에서는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바로 그러한 점은 우리 한국쪽에서 많이 주장을 해서 보강을 해 나가도록 해야 하고, 따라서 압력이 증가되는 비율과 정비례되는 정도로 대화의 구체적인 노력과 진지성도 정비례해서 증가가 되어야 한다라는 그런 입장이고요.

 

다음에 우리의 대북정책은 평화번영 정책입니다. 평화번영정책은 점진적인 정책이고 중장기적인 정책입니다. 경제협력과 사람들간 교류, 물자교류를  통해서 통일의 기반을 만들어 나가는 것인데, 이런 점진적이고 중장기적인 정책은 안보공백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한편에서는 마치 북한의 핵개발이라는 것은 없었던 것처럼, 핵보유국이라고 선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문제는 없었던 것처럼 논리를 전개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일을 해나가는 사람 입장에서는 힘듭니다.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그런 발언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노력인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없는 것처럼 가정하고 얘기를 풀어나갈 수 없습니다. 또 그 반대입장에서 - 지금은 대화를 통해서 북한과 어떠한 형태로든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풀어나가야 되는데 - 북한은 대화상대가 안 되며, 압력으로만 또는 제재로만 문제를 풀어야 된다고 요구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양쪽의 극단적인 주장들을 어떻게 우리가 설득해 나가느냐 하는 것이 사실 일을 해나가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좀 어려운 과제입니다.

 

<정관용>

우리 정부가 아까 말씀하신 평화번영 정책을 갖고 있는데 지금 상황에서 그것을 계속할 수 있다라는 겁니까, 못 한다는 겁니까?

 

<윤영관 장관>

지금 상황에서는 북한에 다자대화 제의가 나가 있는 상태이고 그 다음에 심각한 상황 악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지속해 나가야 된다라고 봅니다.

 

<정관용>

조금 아까 상황이 급격히 바뀌었다라고 하셨는데 그것은 상황 악화가 아닙니까?

 

<윤영관 장관>

지금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우리가 협상단계에 있습니다. 외교적인 노력이 소진됐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희망이 없다라는 단계라고 한다면 더 이상 어떤 의미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화해 협력정책을 지속해 나갈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라고 보고 있고 지금 현재 상태는 그런 상태는 아니라고 봅니다.

 

 

<정관용>

아직은 대화여지가 남아 있다, 외교적 노력의 여지가 남아 있다...그리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지금은 뛰어야 될 때다.

 

<김태우>

제가 한 가지 부탁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요. 지금 현재 양극단 의견을 조율하고 정부가 합리적인 대안을 찾기 위해서 고심하고 계시다는 말씀 충분히 알아들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런 설득노력을 북한에 대해서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대표는 이번에도 서울에 와서 핵전쟁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현실적으로 똑바로 봐라, 이런 협박성 발언을 했는데요. 참 딱합니다.

 

이런 협박성 발언은 과거에도 서울 불바다 발언을 했고 또 헤아릴 수 없는 재앙이라는 얘기를 했고 그러면서도 식량 원조를 바라고. 북한의 이런 행태를 우리가 한 번쯤은 바로 잡아주어야 되고요. 또 북한이 아까 김 교수님 말씀이 미국이 저렇게 강경하게만 나와서 해결책이 나오겠느냐, 지적을 해 주셨는데 미국 입장에서 보면 북한이 그 동안 해 온 전술들에 진저리를 내고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의제 하나를 얘기하다가 다른 의제를 가지고 와서 제기하고 원론에서 합의를 해 놓고 각론에서 부인을 하고 또 서명을 해놓고는 위배를 해 버리고. 미국이 그런 경력 때문에 북한에 대해서 더 이상 쌍무협상은 서명하지 않겠다, 이게 미국의 입장이고 우리도 이것을 이해를 해야 되는데 차제에 북한에게도 우리 남한에 대해서 앞으로 언행을 조심해 달라, 저도 전문가로서 북한이 하는 언행을 처음에 상당히 아량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이해로. 이제는 짜증이 나서 북한의 협박성 발언을 더 이상 들을 수가 없습니다. 남한에 대해서 정중해야 되고 국가 대 국가의 관계에서는 항상 예우를 지켜야 됩니다.

 

그 다음에 도움을 받았을 때는 주는 자에 대해서 고마움을 표시할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이런 노력도 북한에 대해서 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정관용>

어떻게 보십니까?

 

<윤영관 장관>

우리 정부의 화해번영정책이 시작이 되면서 가장 강하게 강조하고 있는 점이 바로 그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북관계도 이제 당당하게 금방 여러 가지 지적하신 사항들을 북한이 참고로 해서 실천하고 나와라, 그리고 서로가 당당하게 신뢰에 입각해서 한번 약속하면 지키고 또 그래서 신뢰가 쌓여가고 그러면서 도와나가는 그런 남북관계가 되어야 되겠다는 의지는 확고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정책을 이제까지 짧은 기간이지만 몇 개월 동안 지켜왔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런 정책은 지켜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연철>

저도 김태우 박사님의 입장에는 사실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세계 정세를 바라보는 시각이 세계가 자기를 어떻게 보느냐보다는 자기 시각으로 풀어나가는 방식들이 있는 것이고 또는 남북대화에서도 보면 여러 가지 협박성 발언이라든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라든가 이런 것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이 들고요.

 

다만 과거에 비해서 노무현 정부 들어와서 남북회담의 문화가 조금씩 저는 달라지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저번에 경추위에서도 북한이 잘못 발언함으로 인해서 거기에 대한 확실한 해명을 요구를 했고 그것이 또 관철이 됐고 또 이번에도 우리가 북한에게 다자간 회담에 응해야 된다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구였고 그것이 남북공동선언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우리 뜻이 반영돼서 나왔다 이런 생각이 들고 제가 장관님한테 물어보고 싶은 것은 앞으로 다자회담이 열린다고 했을 때 과연 이 다자회담이 실질적인 해법을 마련할 수 있는 성과를 가져올 것인가라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제가 우려하고 있는 것은 미국이 아직까지 대북협상안을 마련하지 않았는데 지난 3자회담에서처럼, 한미일 협의에서처럼 미국 대표단이, 다자회담에 참여하는데 아무런 준비 없이 온다고 하면 회담이 열린다고 하더라도 과연 성과를 보장할 수 있겠는가.

 

그럼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다자회담의 몇 가지 중요한 쟁점들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안을 준비해야 될 그런 시점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준비하고 계시는지...

 

<윤영관 장관>

맞습니다. 지적하신 부분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자면 정부 출범 직후에 미국을 방문할 때 해법, 일종의 로드맵을 제시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두번째로 실무국장회의에서 로드맵의 연장선상에서 우리가 어떤 조치를 취해서 대화가 이루어지도록 하고 대화가 일단 이루어지면 어떤 단계를 거쳐서 문제해결에 접근해 나가느냐 구체적인 제안을 제시했습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제가 말씀드리기 힘듭니다마는 바로 김 박사님께서 얘기하신 그런 문제의식을 우리도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자회담이 열리면 다자회담을 통해서 실질적인 해법이 마련이 되도록 하기 위한 준비를 착실하게 진행하고 있고 그렇게 준비를 해 나가야 된다라는 점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미국 사람들을 만나면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정관용>

그런 노력에 대해서 미국의 반응이 있습니까?

 

<윤영관 장관>

반응이 있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습니다마는 우리가 제안을 해서 이번에 구체적인 안을 만들자 해서 워싱턴DC에서 3국회담이 이루어졌던 것이고요.

 

그래서 아주 심도깊은 논의가 됐었고 그런 분위기를 계속해서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할 것입니다. 그런데 잘 아시다시피 미국 내부의 어떤 강경론의 힘이 상당히 셉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우리가 이를 잠재우면서 대화의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야 되는데 그러한 노력을 언론이나 국민들께서 힘을 모아서 보태주셨으면 좋겠는데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라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정관용>

이제 토론 마무리할 시간이 됐습니다마는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이게 아닐까 싶습니다.

 

미국이 상당히 강경하고 완강한 자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또 한미일이라고 하는 공조 속에 그 입장에 어느 정도 동조해야 할 상황이기도 하고 동시에 그 완강함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구체적인 해법의 안도 또한 마련해야 되고 이 두 가지 토끼 아니겠습니까?

 

이것을 과연 잡아나가기 위해서 우리 정부가 앞으로 어떤 원칙을 가장 견지해야 하는지 두 분께서 가장 강조할 대목을 말씀해 주십시오.

 

<김태우>

지금 말씀하신 다자틀이라고 하는 것, 이것 역시 해결의 실마리는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저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특히 다자틀문제는 숙명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과거 쌍무협상을 했을 때 북한이 위배를 했다는 사실 때문에 미국이 더 이상 쌍무협상을 가지고 결말을 짓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다자틀 자체로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도 금물입니다.

 

결국 이것은 IAEA 사무총장 엘 바라데이가 얘기했듯이 여러 개의 바스켓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즉 안보우려상황들은 역시 미국과 북한 당사자들이 합의를 해야 되는 것이고 그러나 또 최종적인 합의는 다자적인 틀에서 합의가 되어야지만 북한이 함부로 어길 수 없기 때문에 구속력을 발휘하는 것이고 또 북한에게도 장점이 있습니다.

 

다자틀로 합의가 되어야지만 경제지원을 북한에 해 줄 때 또 여러 가지 유리한 점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숙명인데 이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우리는 일단 여기에 기대를 걸고 한번 실마리를 찾아봐야 하지 않느냐 생각을 합니다.

 

<정관용>

김연철 박사 짤막하게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연철>

우리가 어차피 주변국들의 입장이 다른 상황에서 한국 같은 경우에는 역시 평화적 해결의 중심이 되어야 된다, 이런 생각이 들고요. 따라서 인내심이 필요하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여러 가지 정세의 변화 속에서도 최대한도로 협상의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서, 왜냐 하면 우리는 북한 핵문제 해결도 중요하지만 그 방법론 역시 우리에게는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에 지금 현재 상황에서는 복합외교가 필요하다.

 

어떤 미국의 강경파들의 입장에 끌려다니기보다는 우리가 해결의 실마리들을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좋고 또한 북한 핵문제 해결과정을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그런 것도 저는 필요하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바로 핵문제 해결과정이라는 것이 우리가 5자회담이 됐든, 6자회담이 됐든 동북아의 경제에 중요한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 위기를 살릴 수 있는 안들을 구체화했으면 좋겠습니다.

 

<정관용>

장관님 앞으로 일정이 어떻게 됩니까? 러시아 방문은 8월경으로 예정되어 있습니까?

 

<윤영관 장관>

지금 일정에 관해서는 양국간에 논의가 진행중에 있고요. 조금 늦어질 것 같습니다.

 

<정관용>

다자회담을 북한이 응해서 다자회담이 열리기만 하면 어떤 의미에서는 순조로운 출발이 될 텐데요. 최근 청와대의 반기문 보좌관도 그렇고 한두달 안에라고 하는 시점이 거론이 됐었거든요. 어떻습니까? 다자회담 가능성이 어느 정도라고 보십니까?

 

<윤영관 장관>

솔직히 말씀드려서 여기서 어떻게 예측을 해 드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그 다음에 북쪽에서 빨리 대응해 나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상황이 수시로 변하고 유동적이기 때문에  어떤 구체적인 시점을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정관용>

시점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다자회담을 받아들일 거라고는 보십니까?

 

<윤영관 장관>

저는 조심스럽게 그렇게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주 조심스러운 낙관입니다.

 

<정관용>

조금 아까 로드맵 말씀하셨고요, 한미일 3국간의 구체적인 차원에서 북한에게 던질 카드를 마련중이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요. 그건 언제쯤이면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날 수 있겠습니까?

 

<윤영관 장관>

그것은 아마 협상이 끝날 때까지도 구체적인 윤곽을 공개하기는 힘들지도 모릅니다. 왜냐 하면 그 자체가 일종의 협상과 흥정의 대상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이 일반에게 공유가 되는 것 자체가 여러 가지 차질을 초래하게 됩니다.

 

<정관용>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일련의 과정들, 오늘 구체적으로 밝혀주신 것은 별로 없습니다. 마는 이 과정들에서 정부가 지켜갈 최고의 원칙을 지금 뭘로 잡고 계신지 짤막하게 정리 부탁합니다.

 

<윤영관 장관>

김연철 박사님께서 말씀하셨지만 과정이 꽤 길게 진행될 것이라고 봅니다. 과거 94년도 얘기가 약 2년 정도 걸렸던 것으로 생각되는데 그때 못지않게 상당히 인내심이 필요한 그런 단계가 있을 것 같고 그 과정에서 아까도 부탁을 드렸습니다마는 국민들께서 지지를 해 주시고 힘을 모아줬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옛날 이솝우화에 부자가 당나귀를 매달고 가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버지가 탔더니 왜 아들을 안 태우고 있냐, 아들이 탔더니 왜 그러느냐, 그런 우화가 있는데 그러한 식의 비판보다는 지금의 상황이 이러이러하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이런 방향으로 나가야 되겠다는 - 진단을 곁들인 - 건설적인 대안들을 언론이나 학계에서도 제시해 주셨으면 하는 입장입니다.

 

지금 북한 핵개발로 인해서 조성된 이 위기는 우리 나라가 지금 일종의 시험을 치르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 시험을 제대로 치러내면 동북아의 경쟁적인 국제질서를 한국이 주도해서 평화지향적인 질서로 유도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이 생길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이 시험을 빨리 합격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고 그런 맥락에서 우리가 큰 비전을 갖고 좀더 중장기적인 목표 하에서 북한 문제를 인내심을 갖고 풀어나가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관용>

국민의 이해와 협조를 부탁하셨기 때문에 저도 한 가지만 마지막으로 말씀드리면 이번에 한중 정상회담을 하는 과정에서 확대다자회담합의라고 하는 사전 보도문을 미리 마련하셨었죠? 정부 차원에서?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의 입을 통해서는 당사자간 대화라고 하는 단어가 튀어나오고 어떤 의미로 보면 사실 본질적인 문제는 아닙니다마는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외교적 실수들이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일 것 같은데 그거 인정하십니까?

 

 

<윤영관 장관>

그런 차질이 있었다는 점은 인정을 합니다. 그리고 그런 점들을 개선해 나가기 위한 노력은 우리가 앞으로 해 나갈 겁니다. 그런데 그것 때문에 방중외교 전체가 실패했다거나 그런 본질적인 문제까지 깎아내리는 비판은 억울하다고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정관용>

또 한 가지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그런 어떤 말실수라든가 어떤 오류라든가 이런 부분을 줄이는 노력은 정부가 지금 해 주셔야 되겠다는 이 말씀...

 

<윤영관 장관>

그리고 당사자 발언과 관련해서는 후진타오 주석이나 쩡칭홍 부주석이나 모든 사람들 만나서 누누이 강조를 했습니다. 왜 한국과 일본이 참여하는 다자회담이 필요한지, 그 맥락에서 나온 얘기인데..

 

<정관용>

그 문제는 노무현 대통령 입을 통해서도 충분히 해명이 됐습니다. 그 정도로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참 처신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죠. 우리가 힘이 있어서, 우리 마음대로 주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데 지금 워낙 복잡한 상황이고 또 시간도 오래 걸릴 것이기 때문에 끈기를 갖고 지켜봐야 할 그런 대목인 것 같습니다. 다만 그런 인내심의 기간이 가급적 단축됐으면 하는 그런 바람 가지면서 오늘 토론을 마무리짓겠습니다.

 

두 분 수고하셨고요. 장관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끝/

 

만족도 조사 열람하신 정보에 대해 만족하십니까?
메뉴담당부서
인사기획관/ 재외공관담당관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