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저는 뉴질랜드에 사는 교민입니다.
이 곳에서 영주권을 준비하던중, 최근 10년 동안 살았던 나라의 신원조회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는 중국에 4년동안 살았던 경험이 있어서 중국의 신원조회를 받아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아주 쉽게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한국의 신원조회서류는 영사관을 통해서 본인 확인을 하고 한국 경찰청으로 서류를 보내면 아주 쉽게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곳 한국 영사관과 중국 영사관에 문의해보니, 중국의 경우에는 영사관이 해줄 수 있는 것은 없고 본인이 각자 알아서 서류를 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어렵게 전화번호를 찾아서 중국의 제가 살았던 지역의 파출소에 연락해 보니, 외국인의 경우에는 본인이 와야만 된다는 답변만을 들었습니다.
뉴질랜드에서 중국까지는 비행기를 타도 12시간 이상의 거리인데,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고민끝에, 관할 영사관인 광저우 총영사관에 전화를 해서 처음으로 이은진씨와 통화를 하게 되었습니다.이은진씨는 처음 접하는 경우의 민원이지만 담당 경찰관과의 통화를 통해서 방법을 찾아 보겠다고 하셨습니다. 여러 번에 걸친 담당 경찰과의 통화와, 광저우 총영사관에서 저희가 본인임을 확인했다는 것을 보증을 해주셔서 경찰에서는 일단 신원보증 서류를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당연히 서류를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안심을 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경찰의 신원조회 결과 저희가 중국에 살았다는 기록이 컴퓨터에 남아 있지 않아서 신원조회를 해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중국에 있을 당시의 남편의 주숙등기를 했던 기록과 그동안의 입출국기록 스탬프, 중국에 있었던 당시의 비자 등을 증거자료로 보냈으나, 좀 더 상의해 봐야한다는 답변만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길어야 한 달 정도 걸릴 거라고 예상했던 시간이 3개월을 채워가게 되었고 저는 조급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왜냐하면 저희는 이 신원조회 서류를 제외하면, 완벽하게 영주권 받을 수 있는 조건을 뉴질랜드에서 3년간의 시간을 거쳐 만들어 왔기 때문입니다. 만약 신원조회서류를 못받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고 답답할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외교통상부의 '칭찬합시다'라는 코너를 찾아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 도와줄 분을 찾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광저우 영사관의 천주성 영사님의 칭찬글이 두개나 올라와 있는 것을 보고 천주성 영사님과 통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천주성 영사님께서는 저의 민원을 담당하는 영사님이 아니시기는 했지만, 그동안의 여러가지 경험 사례등을 말씀해 주시며, 중국에서 외국인으로서 신원조회 서류를 받는 것이 어려운 이유와 중국의 행정시스템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다른 교민의 예를 말씀해 주시며, 만약 신원조회 서류를 못 발급받을 경우에는 영사관에서 그러한 중국의 시스템을 설명하는 공문을 발급해 주실 수도 있다고, 그 공문으로 뉴질랜드 이민성을 설득해 보라는 대안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서류 한 장 받기가 왜 그렇게 어려운지 이해가 안되고 3개월간을 서류 때문에 전전긍긍 하느라 기진맥진해졌던 저는 그제야 조그만 희망이라도 보이는 듯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후에, 제가 살았던 집의 집주인의 전화번호를 찾아내었고 경찰이 실사를 하고 집주인과 통화를 한 결과,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놀랍게도 2년 5개월의 신원조회 서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신원조회서류를 못받은 기간에 대해서는 광저우 총영사관의 배려로 그러한 상황을 설명하는 정성스런 공문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 민원을 제기하고 서류를 받을 때까지 3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길고도 지치는,아주 힘든 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기간 동안 우리나라의 영사관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중요한 일들을 하시는지 새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 민원을 처음부터 담당하신 이은진씨는 제가 말로는 다할 수도 없을만큼 감사한 분이었습니다.
3개월이 넘는 기간동안 이 힘들고 해답도 없고 짜증날 수도 있는 민원을, 짜증 한 번 안내시고 너무나 성실하게 수시로 경찰과 통화해 주셨습니다.그리고 이 일을 해결하시느라 야근도 하시고, 신원조회서류가 나올 듯 말 듯 시간을 끌고 있을 때에도 포기하지 않으시고 이 서류가 얼마나 저희에게 중요한지, 경찰을 계속 설득해 주셨습니다.

저보다도 더 열심히 해결방법을 찾아보시고, 수시로 제게 메일을 통해서 상황을 얘기해 주셨습니다. 마침내 신원조회서류를 받게 되었을 때에도 저보다도 더 기뻐해 주셨습니다.
제가 2년이상의 신원조회서류를 받은 것도, 중국의 상황에서는 매우 놀랄만한 것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다른 교민들의 경우는 10년을 살아도 몇개월 정도만 받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모두 이은진씨 덕분이었습니다.

그 뿐이 아니었습니다. 서류가 나왔지만, 중국에서 발송을 해줄 사람이 없자 자비로 기꺼이 서류를 보내주시는 수고까지 해주셨습니다.

저는 사실 공무원에 대한 불신이 많았었습니다.
그런데 이은진씨를 만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공무원 한 분의 행동이 얼마나 많은 교민들에게 도움을 주고, 희망을 줄 수 있는지 이은진씨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일도 잘하시고 마음도 따뜻하신 분이 높은 직위까지 승진하셔서 항상 저희 교민들의 곁에서 든든한 버팀목으로 오래 오래 계셔주시고, 다른 공무원 분들에게도 좋은 롤모델이 되어 주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은진씨,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대안을 못 찾아서 힘들어 하고 있을 때 조언을 해주신 천주성 영사님을 칭찬하고 싶습니다. 역시 '칭찬합시다' 코너에 소개될 만큼 경험도 많으시고, 마음 따뜻하시고 능력있는 분이셨습니다. 천주성 영사님, 정말 감사했습니다.

또, 부임하신지 거의 한 달도 안되셨는데도 불구하고,
모든 과정들이 원활하게 해결되도록 허락해 주시고, 지원해 주신 담당 영사님, 정석균 영사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이런 좋은 분들이 많이 계신, 광동 지역에 사시는 중국 교민분들 부럽습니다.
광저우 총 영사관이 앞으로도 더 좋은 영사관으로 거듭나길 교민의 한사람으로서 진심으로
기원합니다.